라피트 탑승
7시 35분.
오사카여행 6박 7일의 마지막 날.
서울/경기 수도권, 부산과 같은 국제공항이 있는 지역 사람들은 마지막 날에도 알차게 관광지 한 곳, 맛집 한 두 곳을 더 찾아갈 수 있지만, 국제공항이 없는 소도시 직장인은 다음 날 출근을 무리 없이 하기 위해서, 대중교통이 끊기기 전에 무사히 집에 도착하기 위해서 아침 일찍 공항으로 향합니다.
이번 여행은 날씨 운이 영 좋지 않았습니다.
첫 날부터 비가 내리더니 여행 중 맑았던 날은 하루 이틀 정도뿐이고, 출국날까지 이렇게 비가 주르르륵....
11시 5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 탑승 예정이지만, 혹시라도 공항에 사람이 몰려서 출국 심사를 제때 하지 못할까 봐 3시간 전 공항에 도착하기 위해서 식당 한 곳 들르지도 못한 채, 전날 예매한 라피트 탑승을 위해서 난카이 난바역에 도착했습니다.
파란색 열차. 이게 바로 라피트입니다.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난바역으로 향할 때에는 수하물이 늦게 나온다거나 입국 심사에 뭔가 문제가 생기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탑승 시간 맞추기가 힘들 것 같아서 라피트 예약을 하지 않았었는데, 출국을 할 때에는 제가 때맞춰 역에 도착하기만 하면 탑승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 같아서 미리 예약을 해뒀습니다.
8시 출발, 8시 39분 간사이 국제공항 도착 예정.
비행기 출발이 11시 50분이니 3시간 정도 여유있게 공항에 도착하게 될 것 같습니다.
열차 통로에 마련된 보관대에 캐리어를 넣어두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비싼 열차라서 그런지 앞 뒤 좌석 간격이 여유롭습니다.
기념품으로 가득 찬 백팩을 두고도 여유로운 모습.
무사히 열차에 탑승했으니 한 숨 자고 싶지만... 39분이면 목적지에 도착하기에 잠을 자기도 애매합니다. 그냥 버텨야겠습니다.
간사이공항 도착
열차는 제시간에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제주항공은 간사이 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이용하므로 셔틀버스를 타고서 제2터미널로 이동합니다.
그 사이... 비가 더 심해졌습니다.
아직은 오사카에 머무르고 싶은 감정이 더 커서, 다른 탑승객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기상 악화 또는 항공기 결함 등을 이유로 결항되어 하루 더 머물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결항으로 인하여 출국을 못 했다고 하면 합법적으로(?) 하루 더 회사를 쨀 수 있을 테니까요.
신은 저의 간절한 소망을 이뤄주지 않았습니다.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지만 하늘길은 평온한 모양입니다.
9시 4분. 사람들로 붐비기 전에 수하물 무게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출국 체크인을 진행합니다.
그런데...
면세로 구입한 품목은 한국에 도착하기 전까지, 밀봉 비닐을 개봉하면 안 된다고 들었는데, 공항 한 켠에 [원활한 카운터 수속을 위해 면세로 구입한 주류, 액체류, 젤리류는 위탁 수하물에 넣어주시기 바랍니다. 면제 봉투는 뜯으셔도 됩니다. 위탁 수하물 처리 후에는 다시 넣을 수 없습니다.]라고 적혀 있네요?
수하물 정리를 할 때, 면세 봉투 때문에 공간 활용이 애매할 때가 있는데 이거 뜯어도 되는 거였습니까?
공항에 저렇게 붙여져 있으니 문제가 없는 거겠죠????
다음 여행 땐 참고해야겠습니다.
9시 6분.
체크인 카운터에서 캐리어를 위탁 수하물로 부치고... 출국장에서 인터넷이 안 될 수도 있다며 종이 티켓도 발권해 주길래 받아왔습니다.
수하물 무게를 확인하고 체크인을 하는 데까지 2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았습니다.
간사이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는 뭐가 없습니다.
뭘 구경 좀 하면서 시간을 보내려 해도.... 구경할 거리가 없습니다.
상점도... 식당도 뭐 없습니다.
면세구역에는 뭐가 좀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곧바로 출국장으로 향합니다.
9시 34분.
면세구역에 진입했습니다.
8시 39분에 간사이 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도착하여 셔틀버스를 타고, 체크인을 하고, 혹시 뭐 시간 때울 곳이 있을까 두리번거리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면세구역에 들어오기까지 약 1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출국심사는 20여분 정도 걸렸습니다.
일찍 와도 너무 일찍 온 느낌.
킨류라멘에 들러서 라멘 한 그릇 비우고 올 걸... 이제 곧 출국이라 그런지 못 먹은 음식들이 너무 많아서 왜 부지런히 먹지 못했는지 후회가 물밀듯 밀려옵니다.
간사이 국제공항 제2터미널은 면세구역 조차도 별볼일이 없었습니다.
식당 1곳, 카페 1곳, 편의점 겸 기념품 가게를 겸하는 상점 하나, 드럭스토어 하나... 화장품과 담배 등을 판매하는 면세점 하나. 그 정도?
2시간 정도 시간이 남는데 할 것은 없고, 배는 고프고....
샌드위치와 맥주, 술안주 등을 구입.
이렇게 시간을 때우는데도 아직 한참 남은 시간...
항상 잘 챙겨주시는 친구 부모님과 우리 부모님께 드릴 선물로 시로이코이비토 몇 상자 담고, 전에 먹어보지 못 했던 로이스 초코 감자칩도 구입. 탑승 게이트가 열리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제주항공 웰컴 스낵
11시 27분. 탑승 게이트가 열렸고, 11시 41분 우산을 빌려쓰고 비행기까지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미리 좌석을 지정해 둔 덕분에 이번에도 맨 앞자리에 탑승하게 되었는데, 운 좋게도 A01과 B01에 탑승객이 없어서 보다 여유롭게 이용할 수가 있었습니다.
제주항공 7C1301 항공편 A01/B01/C01은 이 정도로 간격 여유가 있습니다.
위탁 수하물 무게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아서 위탁 수하물 30kg 이용이 가능한 부가서비스 프리미엄 플러스(50,200원)를 구입했는데, 제공되는 혜택 중에 웰컴 스낵이 있었나 봅니다.
승무원께서 스낵 박스를 선물해주셨습니다.
기대하지 않은 상태에서 받게 되어 무척 기분이 좋았습니다.
구성품은 오븐에 구운 도넛, 제주 한라봉 파이, 세븐믹스 프리미엄 아로니아, 오렌지 드링크 그리고 물티슈.
일용할 간식과 안주거리를 주셨으니 맥주를 안 마실 수 없겠죠?
클라우드 맥주 1캔을 5,000원에 구입, 한잔 마신 뒤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고속터미널역
13시 55분.
인천국제공항 도착.
맨 앞자리에 앉은 덕분에 일반 탑승객 중에서는 1등으로 비행기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짜릿해!!!
탑승동을 통해서 비행기가 도착한 탓에 셔틀트레인에 탑승하여 터미널까지 이동, 입국심사를 끝내고 수하물을 찾는데까지 제법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14시 33분.
프리미엄 플러스 부가서비스를 이용하면 수하물 수취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고 했으나, 남들보다 한참 늦게 수하물이 나와서 이제야 캐리어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위탁 수하물 무게가 늘어나고, 웰컴 스낵을 주는 것 외엔 딱히 매력은 없는 부가서비스.
지난 번 도쿄 여행 때에는 귀국할 때 인천국제공항에서 여수로 향하는 공항버스를 이용했는데, 그 때 상당수의 탑승객들이 버스 안에서 신발을 벗고 타서 매우 강한 악취를 풍겼었고, 그게 큰 충격으로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공항버스를 이용해서 여수로 가지 않고, 고속터미널역으로 이동, 고속버스를 타고서 여수로 향할 생각입니다.
공항철도를 이용하여 김포공항역까지 이동, 9호선을 타고 고속터미널역까지 이동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약 1시간 40분 정도 이동 시간이 소요되는데,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이동해야 하기에 번거롭기는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발 썩은 냄새를 맡으며 6시간 이상 버스에 타고 있는 것보다는 조금 고생을 하더라도 편안하게 여수까지 이동하는 길을 택하겠습니다.
다시 여수로
16시 4분. 고속터미널역 도착.
20시 출발하는 프리미엄 버스를 예약한 상황이라 간단히 터미널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로또도 사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시간 맞춰서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이렇게 여수까지 가게 되니까 하부 짐 싣는 곳이 여유로워서 캐리어 싣는데 부담도 안 되고, 발냄새도 안나고 무척 좋았습니다.
버스 탑승할 때까지 시간 보내는게 좀 힘들긴 했는데, 그 정도야 뭐...
22시 24분.
여수 도착.
이렇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오사카 6박 7일 여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었던 것, 먹고 싶었던 것을 모두 이뤄내서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돈은 좀 많이 쓰긴 했는데, 뭐... 당분간 좀 굶고 더 열심히 일하면 되겠죠.
오사카 6박 7일 여행 일정
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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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차
7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