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챠는 못 참지
18시부터 시작된 오사카 카트체험은 2시간 뒤엔 20시에 종료되었습니다.
오토바이를 몰지는 않지만, 오토바이를 몰면 이런 기분일까요?
온 몸으로 바람을 느끼며 달리는 기분! 짜릿해!
20시 13분.
카트 체험을 끝마치고, 숙소로 향해 돌아가는 길.
덴덴타운의 가게들이 하나 둘 불이 꺼지고, 몇 안되는 불 켜진 가게 중에 가챠샵이 보이길래 들어가 봤습니다.
라면 피규어 가챠 좀 있으려나...?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이뤄진 제법 큰 규모의 가챠가챠노모리(ガチャガチャの森)라는 가챠 전문점이었는데, 지상과 지하를 부지런히 오갔지만 제가 원하는 가챠는 없는 것 같아서 빠져나가려던 찰나...
가게 입구에 저도 몰랐던, 하지만 너무나 원했던 라면 굿즈 가챠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2023년 11월에 출시된 농심×반다이 3번째 콜라보레이션 가챠 상품!!
農心 袋麺miniクリアファイルコレクション!!
이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모르던 상태에서 우연히 찾게 되어 너무도 반가웠습니다.
게다가 한 판에 200엔?
가격도 착해!!!
모든 클리어파일 수집을 목표로 돈을 넣고 또 넣다가, 3,000엔이나 쓰고 왔습니다.
▼ ▼ 클리어 파일 디자인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
551 HORAI
20시 35분.
우연히 발견한 농심 라면 가챠 상품을 손에 쥐고 룰루랄라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서 에비스바시 스지를 걷던 중, 그 전까지는 그냥 지나쳤던 551 HORAI 매장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오사카로 오기 전, 오사카에 왔다면 반드시 먹어야 된다는 내용의 영상을 자주 보고는 했는데, 늘 사람들이 많아서 줄 서기를 포기하고 돌아섰던 551 HORAI. 하지만 이 날은... 줄을 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박 7일 일정으로 찾아 온 오사카.
어느덧 5일차 밤인만큼 지금 줄을 서서 이 곳의 음식을 구입하지 않으면, 다음번 오사카 여행 때까지 못 먹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551 HORAI는 중화요리 전문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만두'가 맛있는 곳으로 유명하고, 제가 들른 이 곳 551 HORAI 본점에서도 주로 만두를 포장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는데, 2층에서는 만두 외에도 다양한 중화요리를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맛보고 올 걸 그랬나...?
오사카 내 여러 지점이 있고, 모든 지점에 대기줄이 있길래 늘 발걸음을 돌렸던 곳인데 20시 48분, 줄을 선지 약 13분만에 주문 카운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 곳에서 유명한 것은 부타만이라 불리는 왕만두와 에비 슈마이라고 하는데, 저는 야키교자와 슈마이를 주문했습니다.
직원이 부타만도 유명하다면서 구입을 권했는데 저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지 않을까 걱정되서 부타만은 구입하지 않았습니다.(직원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주로 에비 슈마이를 구입하지, 일반 슈마이는 찾지 않아서 그런지 남들은 주문과 동시에 물건을 받아서 이동하는데, 저는 번호표를 받고 음식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를 둘러보는데, 도시락도 판매하네요?
언제 또 오사카를 찾아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땐 도시락도 한번 먹어봐야겠습니다.
20시 55분.
주문한 야키교자와 슈마이를 받았습니다.
이 곳 551 HORAI 본점에서 숙소까지는 도보로 약 10분.
얼른 편의점에 들러서 맥주를 사서 그 유명하다는 오사카 명물 만두 맛을 봐야겠습니다.
야키교자와 슈마이
위 작은 박스에는 슈마이, 아래의 길다란 박스에는 야키교자가 담겨져 있습니다.
스티커로 제조일자와 소비기한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술은 한 때 우리나라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를 선택했습니다.
야키교자 10개 360엔, 슈마이 6개 450엔.
총 810엔을 주고 구입했습니다.
먼저 맛 본 만두는 야키교자.
우리말로는 군만두인데, 굽거나 튀긴 제품들은 밀봉을 할 경우 습기로 인하여 눅눅해질 수가 있어서 우리나라에서는 종이 박스에 담더라도 숨구멍을 뚫어서 습기 차는 것을 최소화하는데, 551 HORAI의 경우 숨구멍이 없어서 군만두가 습기로 인하여 물만두처럼 눅눅해졌습니다.
돼지고기, 양배추, 배추, 부추, 마늘로 채워진 속은 간이 적당히 잘 되어 있고, 따로 간장 등을 뿌리지 않아도 괜찮았지만 바삭바삭한 식감을 기대했는데, 잘 못된 포장 방식으로 인하여 눅눅해진 식감이 무척 아쉽습니다.
하...
대체 왜 이렇게 포장을 해 준 것일까요?
10여분만에 군만두가 이렇게 눅눅해지다니...
변해버린 식감에 맛까지 반감되어서 버릴까 하다가 호텔 내 음식물 쓰레기 버릴 곳도 없고 해서 함께 제공된 겨자 소스와 간장을 뿌려서 억지로 먹었습니다.
반면 슈마이는 조리방식 자체가 쪄먹는 것이기 때문에 습기가 찬다고 해서 맛이 변하거나 하지는 않아서 좋았습니다.
돼지고기와 양파로 속이 채워졌는데, 육즙을 듬뿍 머금고 있어서 너무너무 맛있었습니다.
이건... 10개 들이를 구입하지 않은 것을 진심으로 후회했습니다.
맥주와 함께 먹으면 양이 너무 많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제 위장을 너무 과소평가했습니다.
구입한 만두를 모두 다 먹고, 오히려 직원의 말을 듣지 않고 부타만을 구입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