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았던 얼리 체크인을 한 덕분에 숙소에 짐을 풀고, 잠깐의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몸이 매우 피곤한 상태이지만, 1일 차부터 빡빡하게 스케줄을 잡아 둔 상황이기 때문에 계획된 일과를 수행하기 위해서 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글리코 포토 스팟
14시 12분.
제가 계획한 오사카 여행 1일 차 일정은 오사카 주유패스를 이용하여 우메다빌딩 공중정원에 방문하고, 우메다 헵파이브에 들러서 대관람차를 탑승하고, 저녁 시간대에 미리 예약해 두었던 도톤보리 원더 크루즈에 탑승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메다역으로 향하기 위해서 숙소를 빠져나와서 걷다 보니, 인근에 오사카 여행을 오면 반드시 기념사진을 촬영해야 한다는 그 유명한 '글리코 사인'이 보여서 가던 길을 잠깐 멈추고 옆길로 샜습니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에비스바시(戎橋) 위에서 사진을 찍던데, 저는 에비스바시 옆에 있는 계단으로 내려가서 nanohana라는 가게로 들어가면 인스타그램에서 굉장히 인기 있는 숨은 포토 스팟이 있다는 것을 한국에 있을 때부터 확인했거든요.
바로 여기!!
요즘 글리코 사인 사진은 여기서 찍는 게 대세죠.
이곳 나노하나 글리코 포토 스팟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 45분까지 개방됩니다.
여기도 이제 제법 유명해져서 대기가 길다고 들었는데, 제가 방문했던 날에는 5명 정도 줄 서 있었습니다.
일본인 관광객 2명 정도에 나머지는 한국인 관광객.
한국인 가족이 계셔서 서로 사진 찍어 주는 게 어떻겠느냐고 부탁드리고 사진 한 장 건져왔습니다.
숨길 수 없는 치명적인 뱃살이 부끄럽긴 하지만, 이곳에서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사진 촬영을 끝마치고 저는 본격적인 '오사카 주유패스 관광'을 위하여 난바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이 곳에서 지하철을 타고 우메다역까지 이동하게 됩니다.
우메다 스카이빌딩 공중정원
15시 45분.
중간에 길을 좀 헤매기도 했고, 이때 회사에서 갑자기 연락이 와서 그거 처리하느라고 시간 좀 보냈더니 우메다 스카이빌딩에 예상보다 늦게 도착했습니다.
우메다 스카이빌딩에는 공중정원 전망대가 있는데, 오사카 주유패스가 있다면 16시까지는 무료입장이 가능하고, 16시 이후에는 입장료의 30%을 할인받아 입장할 수 있습니다.
늦게 도착했는데, 대기줄이 어마어마하게 길게 펼쳐져 있어서 이대로 무료입장은 실패하는 것인가 무척 긴장되었는데, 갑자기 직원들이 줄 선 사람들을 이끌고 계단을 내려가게 하더니, 한 참을 걸어서 엘리베이터 앞으로 이동, 엘리베티어 탑승을 유도했습니다.
16시 전까지 어떻게든 대기줄을 줄이고, 주유패스 소지자들을 최대한 입장시키려는 목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메다 스카이빌딩에 들러서 해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에스켤레이터를 타고 인생사진 찍는건데, 늦게 도착한 탓에 에스켤레이터는 입장권을 유료 결제한 사람들에 한해 탑승이 가능했고, 오사카 주유패스를 소지한 저는 에스켤레이터를 탑승하지 못하고 곧바로 전망대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야만 했습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 ㅠㅠ
혼자 놀러 간 아저씨이지만, 인스타감성 나는 것은 다 해보고 싶었는데....
우메다 스카이빌딩 전망대 내부는 상당히 넓었습니다.
사람들이 쉴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도 넉넉했고요. 하지만 저는 여행 계획을 굉장히 빡빡하게 세워뒀기에 앉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내부에 이 빌딩이 어떻게 건축되었고, 무슨 특징이 있는지에 대한 소개가 되어 있어서 잠깐 읽어봤습니다.
우메다 스카이빌딩은 1988년 일본의 건축가 하라 히로시가 그린 스케치를 바탕으로 건축되었다고 합니다.
당초 3개 동을 연결하는 계획이 있었으나 검토를 거듭하게 되어 현재의 2개 동을 연결하게 되는 것으로 건설이 되었고, 현재까지도 3개 동을 건설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건물 높이는 173m로 그렇게 높다고는 볼 수 없는데, 두 개의 건물을 이어주는 공중 정원을 걸으면서 주변 풍경을 볼 수 있어서 꼭 들르고 싶었던 곳입니다
찾아보니 제가 즐겨 보는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의 OVA 코난과 헤이지와 사라진 소년에서 이곳이 등장했다고 하는데, OVA들은 OTT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서 저는 이 편을 본 적이 없네요. 무슨 내용일지 무척 궁금한데... 제발 OVA를 포함한 모든 내용을 TVING에서 방영해 주면 안 되나...?
500엔짜리 가챠도 있던데 별로 끌리지는 않았습니다. 이걸... 500엔씩이나??
계단을 이용해서 SKY WALK라고 적혀 있지만 많이들 공중정원으로 부르는 그곳에 올라가 보겠습니다.
아... 맑은 날 왔으면 좋았을 텐데, 날씨가 무척 아쉽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는 게 어디냐 싶기도 하지만... 흐리고 우중충한 하늘이 못 내 아쉽기만 합니다.
동서남북 방향 표시가 되어 있는데, 몇몇 구간에서 우메다 스카이빌딩과 비슷한 높이와 덩치의 빌딩들이 새워져서 탁 트인 개방 감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공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높은 곳을 걸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주변 풍경이 그렇게까지 매력적이지는 않다는 점은 단점인 것 같네요.
우메다 스카이빌딩의 포토 스팟 중 하나인 에스켤레이터입니다.
제가 조금만 더 부지런했더라면 여기에서도 사진을 한 장 찍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마음에 내려가는 에스켤레이터에서 인스타360 One R 360 렌즈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사진 찍어 줄 사람 하나 없는 저 같은 나 홀로 여행자에게 있어 360도 카메라는 축복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우메다빌딩 지하 음식점 거리
16시 30분.
그러고 보니 아침 식사로 쉑쉑버거 하나 먹은 뒤로 아직까지 식사를 하지 못했네요.
평상시에는 식사 한 끼만 걸러도 몸에 힘이 빠져서 힘든데, 여행할 때에는 밥 생각이 잘 안나는 특이체질.
밥 먹으려고 줄 서는 시간에 하나라도 더 보고 즐기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배고픈 줄도 모르고 지금까지 있었습니다.
헵파이브 대관람차를 타고, 헵파이브에서 식사를 할까 생각했는데, 우메다 스카이빌딩 지하에 멋스럽게 꾸민 식당가가 있다고 해서 들러봤습니다.
가게들이 다 열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열려 있다면 저는 13번 가게에서 가츠동을 먹고 싶네요.
생각보다 내부가 멋스럽게 잘 꾸며져 있어서 우메다 스카이빌딩 공중정원 전망대를 보고 바로 다른 장소로 이동하지 말고, 이곳에 들러서 사진 몇 장 더 찍고 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아니, 이건 국적을 떠나서 전 세계 어느 곳이나 이렇게 과거 물건을 전시한 곳들이 많고, 그런 곳들이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한쪽에 오미쿠지(おみくじ)라고 점괘를 볼 수 있는 곳이 있었는데, 이런 곳에서 보는 것보다 제대로 된 신사에서 보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13번 가게는 어디?
지도를 몇 번이나 보면서 찾아봤지만 못 찾아서 사진만 몇 장 찍고 빠져나왔습니다.
헵파이브 대관람차
17시 28분.
도보로 헵파이브로 이동했습니다.
헵파이브는 복합 쇼핑센터인데 건물 옥상에 빨간색 대관람차가 설치된 것이 특징입니다.
오사카 주유패스를 이용하면 이 대관람차를 무료로 탑승할 수가 있어서, 대관람차를 타려고 들렀습니다.
네...
남자 혼자서 이거 타려고 왔습니다.
뭐... 대단할 것은 없었습니다.
캐빈 내부에 블루투스 스피커가 있어서 자신의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탑승하는 동안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고 하는데 전 스마트폰에 음악을 담아두지 않아서 그냥 멍하니 창 밖 풍경만 보고 왔습니다.
대관람차라는 거...
아주 오래전 에버랜드 캐스트를 할 때, 여자친구와 불꽃놀이 시간에 맞춰서 함께 탄게 마지막 기억이었는데, 이제는 혼자서 일본까지 가서 탄게 마지막 기억이 되겠네요. 이러나 저러나 씁쓸한 기억으로 남게 되겠네...
일본으로 떠나기 전에 미리 예약해뒀던 원더 크루즈.
8시 탑승으로 예약해뒀는데, 아직 탑승까지 시간이 남아서 헵파이브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헵파이브로 이동하는 길에 HARBS라는 카페에 들러서 크레이프라는 것을 먹으며 식사를 대신하려 했는데, 대기가 상당하고, 내부에 여성들로만 가득차서 차마 거기는 혼자 이용하기 힘들 것 같아서 포기하고 나왔습니다.
제가 식사를 하기 위해서 들른 곳은 말버그( ハンバーグキッチン マルバーグ)라는 이름의 햄버그 스테이크 전문점이었습니다.
내부에 일본인 손님들이 많아서 '여기 맛집인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들어갔습니다.
배가 너무 고픈 상황이었어서 데미 그라스 소스가 곁들여진 더블 햄버그 스테이크, 밥에는 계란 후라이를 추가하고, 병맥주도 하나 주문했습니다.
미소 된장국과 샐러드, 햄버그 스테이크 그리고 계란밥.
점심을 건너띄고 곧바로 먹게 된 저녁밥이지만 매우 훌륭한 식사였습니다.
식비로 부가세 포함하여 2,783엔을 지불했습니다.
식사 후 에스켤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길에 짱구 스토어가 보이길래 잠깐 들렀는데, 여기에 강아지 용품을 판매하더라구요?
멍멍이 입혀주면 참 예쁠 것 같아서 옷 2벌 샀습니다.
1벌 당 4,500엔 정도. 가격 참 후덜덜하죠?
그래도... 저 한끼 굶고 우리 멍멍이 이쁜 옷 입혀줄 수 있다면야... 좀 굶죠 뭐.
원더 크루즈
19시 25분.
다시 난바 도톤보리에 도착했습니다.
밤이 되니 낮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아져서 정말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수요일. 평일 밤이 이 정도인데 주말이면.... 와...
여기저기서 일본어보다도 더 많이 들리는 한국어.
베트남 다낭을 농담삼아 경기도 다낭시라고 부르고는 하는데, 오사카는 경상북도 오사카시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경상도 관광객분들 정말 많았습니다.
원더 크루즈 탑승장으로 향했습니다.
원더 크루즈는 현장 예약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이 가능한데, 저는 미리 사전예약을 해뒀습니다.
원더 크루즈 선착장 바로 앞에 탑승권 발매 부스가 마련되어 있는데 그 곳에서 E-mail로 전송받은 예약 바우처를 보여주면 탑승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8시 탑승권을 받았습니다.
8시 정각에 출발한 원더 크루즈.
커플 아니면 부부로 가득찬 이 배 위에 싱글은 저 뿐이었습니다.
가이드께서 일본어와 영어로 관광 명소와 포토 포인트, 맛집 소개를 해주시는데 굉장히 유쾌하셨습니다.
제가 영어나 일본어 둘 다 잘 하지 못 해서 그 내용을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분위기는 상당히 좋았고, 특히 도톤보리 강을 한 바퀴 돌게 되는데, 돌아오는 길에 글리코 사인 앞에 잠깐 정차하여 배 선미에서 사진찍을 수 있도록 포토타임을 주는 점이 무척 좋았습니다.
저는 혼자 오기도 했고, 무엇보다 생각 외로 너무 추웠어서 움직이기 귀찮아서 맨 앞 자리에 앉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진 찍으러 나가지 않았는데, 탑승객 전원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시간을 여유롭게 배분해 준 점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선상에서 촬영해 본 글리코 사인.
글리코 사인은 늦은 시간까지 켜지 않고, 9시 넘어서는 소등한다더라구요. 혹여라도 도톤보리에 있는 크루즈에 탑승하실 계획있는 분은 글리코 사인 소등 시간을 잘 알아보고 적당한 시간대에 탑승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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