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1월. 나는 또 다시 백수가 되었다.
3년 넘게 다녔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그만둔 이유는 여럿이지만, 이 글에 써도 문제가 없을 것들만 추려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돈 때문이었다, 솔직히
가장 큰 이유는 돈이었다.
서비스직 특성상 돈이 안 된다는 건 처음부터 알고 시작했다. 그런데도 막상 현실이 되니 녹록지 않았다.
연봉 2,600만 원에서 시작해서 주임을 달고 300만 원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을 생각하면,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연봉 인상률도 낮았고, 그동안 욜로처럼 살아온 탓에 모아둔 돈도 없었다.
이대로 계속 다니다가는 정말 큰일이 날 것 같았다.

지난해부터 이런 고민이 깊어졌다.
정 안 되면 여천공단 하청업체라도 알아봐야지 싶었는데, 뉴스에서 연일 보도되다시피 지금 대한민국의 석유화학 산업은 위태로운 상태다.
하청업체 일자리마저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러던 중 친한 친구 덕에 경기도 시화공단 쪽 생산직 일자리를 소개받았다.
면접도 보고, 출근일까지 확정했다. 그런데 결국 가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시화공단 근처에서 오피스텔이나 원룸을 구하고, 생활비를 내고 나면 지금보다 딱히 나아질 것 같지 않았다.
연봉 자체는 서비스직보다 높았지만, 생산직은 연봉 상승률이 낮은 편인 데다 결국은 OT 수당으로 벌어가야 하는 구조인데, 물어보니 OT도 많지 않다고 했다.
상여금도 2년 전부터 안 준다고 했다.
월세만 월 70만 원 이상 빠져나가는 시화 생활이 굳이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 후로도 계속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딱히 맞는 곳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바로 위 상사마저 퇴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다른 일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일단 그만두기로 했다.
사실 말하지 못한 이유가 더 있다.
글로 쓰면 문제가 될 것 같아서 여기까지만 하겠다.
이 하꼬 블로그를 그 회사 관계자가 볼 수도 있으니까.

마흔이라고 쓰다가
아무튼 그렇게, 돈과 말 못 할 여러 이유들로 인해 나이 마흔이 되는 해에 회사를 그만두고 백수가 되었다.
마흔.
쓰고 나니 묘하다.
직전 대통령이 나이 관련 제도를 손봐서, 예전 기준으로는 마흔인데 바뀐 기준으로 따지면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서른여덟이라는 복잡한 상황이 됐다.
숫자가 뭔가 이상하게 흐릿해졌지만... 어느 쪽이든 결코 젊은 나이는 아니라는 건 변하지 않는다.
너무 대책 없이 그만둔 건 아닌가 싶다가도, 계속 다니는 게 더 불안하고 스트레스였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뚜렷한 정답이 없는 질문을 혼자 계속 주고받는 중이다.
퇴직금으로 살아보는 시간
회사를 그만두고 한동안은 퇴직금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퇴직금이 제때 나올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 부분은 문제없이 해결됐다.
다른 문제가 있었지만 이건 패스.
언제 새 직장을 구할지 모르지만, 다시 직장인이 되면 은퇴할 때까지 이런 자유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산에서 출발하는 팬스타 미라클호를 타고 오사카에 다녀왔다.
또 오사카. 또 오사카.
도쿄에 가고 싶은데 숙박비가 감당이 안 돼서 결국 오사카만 몇 번을 다녀왔는지 모른다.

그 사이 매일같이 원 없이 늦잠을 잤다.
밀려 있던 게임도 했다.
용과 같이 0, 극1, 극2 엔딩을 봤고, 레드 데드 리뎀션2와 GTA5 엔딩도 봤다.
레드 데드 리뎀션2는... 정말 명작이었다. 진심으로.

이래도 되나 싶으면서도, 한동안은 그 자유를 충분히 누렸다.
취업이 언제 될지,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그냥 지금은 여기까지다.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지스타2024, 1일차 야외전시장 관람 후기 (0) | 2024.11.14 |
|---|---|
| 지스타2024 입장권 예매 및 입장 방법 (0) | 2024.11.14 |
| 여수관광웹드라마 하멜 시사회 참석 후기 (0) | 2024.05.06 |
| 여수예술랜드에 찾아 온 KBS 개그콘서트 희극인들 (0) | 2024.04.07 |
| 오랜만에 즐겨 본 취미생활 (0) | 2024.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