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7월 15일.
여수에서는 2022년에 이어서 두 번째 싸이의 흠뻑쇼 콘서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연일 계속 내리는 비 때문에 몇 명이나 여수에 올까 싶었는데, 싸이는 대단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흠뻑쇼가 진행되는 여수진남경기장 일대를 찾은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찍부터 차량 통제가 이뤄지고 있었고, 여서동 경남아파트와 한영대학 진입로, 오림동 부영3차 아파트에는 시에서 배치한 직원들과 경비원들이 불법 주차를 막기위해 애를 쓰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일대가 이렇게까지 혼잡했던 날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혼잡한 모습.
이렇게 남들은 싸이를 보기 위해 여수를 찾았던 이 날...
저는 반대로 여수를 떠나 순천으로 향했습니다.
순천으로 온 이유는 바로 이 것.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 100일 기념, 가든뮤직 페스티벌을 관람하기 위해!
이 행사의 진행을 아는 분이 하셔서 지인 찬스로 조금 더 가까이서 연예인을 보고 싶어서 순천으로 왔습니다.
순천시 오천그린광장에서 저녁 6시 30분부터 공연이 시작되는데, 조금 밍기적 거리다가 6시 즈음 도착했더니 이미 많은 분들이 자리에 앉아 계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행사 주최 측에서는 보다 편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1인 방석과 혹시 모를 비에 대비하여 우의를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이런 소소한 디테일...
여수의 행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죠.
자칭 타칭 전라남도 재정 자립도 1위라는 도시에서 매번 무슨 행사를 하던지 '똑같은 기획사'에 일감을 주고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는 탓에 행사가 기대가 되지도 않고, 해마다 퀄리티는 떨어지고...
에휴.
순천 가든뮤직 페스티벌은 커뮤니티 컴퍼니라는 회사에서 PM을 맡았습니다.
여수시는 기획사 간 경쟁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해마다 모회사가 행사 진행을 도맡아하는데, 순천은 순천 업체가 행사를 주도하지 않고 타지역 업체가 행사를 진행한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타지역 업체인지 어떻게 아느냐구요?
앞서 말했듯 행사 진행하는 곳에 지인이 있기 때문에 압니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개막식 행사에 짧게 알바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알게 되었던 분이 이번 행사 진행에 참여하셨거든요.
가든뮤직 페스티벌에는 SG워너비 멤버 이석훈, 스티커사진과 코인노래방이라는 노래로 핫한 21학번, 쌈자신 버즈의 민경훈, 거미라도 될 걸 그랬어....아니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를 부른 거미가 출연합니다.
라인업부터 화려하죠?
전남 재정자립도 1위라는 여수는 툭하면 버스킹 행사 때문에 내려 온 버스커들을 싸게 출연시키거나, 짝퉁 싸이를 출연시키거나, 이름 조차 생소한 트로트 가수.... 그 보다 심할 땐 동네 가수들을 무대에 세워놓고는 하는데...
물론 그런 사람들의 무대가 별볼일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제가 초, 중학생 시절일 때에는 방송에 여러 차례 나온 유명 연예인들 부르면서 다채로운 볼거리를 보여주곤 했는데 2012 여수세계박람회가 종료된 이후로는 매번 듣도 보도 못한 사람들만 무대에 올려놓고는 축제나 각 종 행사를 진행한다는게 늘 불만입니다.
전 이게 여수시청의 꼰대 공무원들과 경쟁이라는 것 없이 한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폐해라고 생각하는데...
뭐 이렇게 블로그에 궁시렁 대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을 테고 꼴통 여수는 인구가 30만 미만으로 떨어지고, 점점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아직도 '여수밤바다의 영광은 계속된다'고 믿고 뻘짓만 할테니... 에효.
날은 흐리지만 사람들의 표정이 참 밝습니다.
넓은 잔디밭에 앉아서 주전부리와 맥주를 마시며 하하호호 웃는 모습이 서울 한강공원 부럽지 않은 모습.
메인 공연이 진행되기 전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하는 댄스 공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였죠?
이런 행사에 빠지면 섭섭한 기념품 추첨 이벤트가 진행 중 입니다.
어디에서 응모를 하는거죠?
저도 좀 응모하고 싶습니다만...
대한민국 행사에 빠져서는 안 되는 코너죠.
지역 유명인사의 인사말 시간.
순천시장과 순천상공회의소, 순천시의회에서 한 마디씩 인사를 하고, 왠 어린 아이가 순천시장에게 편지를 낭독하려는 시점에 비가 한 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
비 내린다며 인사말 짧게 좀 하라는 외침이 들려오고...
소나타였나?
순천상공회의소 회장이라는 분이 차량 한 대를 경품으로 제공했고 그 당첨자를 선정하려는 순간....
매섭게 쏟아지기 시작한 비.
MC가 잠깐 지나가는 비일 거라고 안내하면서 끝까지 자리에 함께 해주기를 독려했지만...
비가 너무 거세서 일부 발길을 돌리는 관람객들이 있었습니다.
상당수는 계속해서 자리하고 있었지만, 비 때문에 공연 취소되는 것은 아닌가 이 때 무척 조마조마했습니다.
괜히 왔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지인으로부터 STAFF 명찰을 받고, 행사장 풍경을 여러장 촬영해서 나중에 보내달라는 특명을 받아 돌아다니고 있는데, 신발과 바지는 이미 회생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하게 젖었고... 눈 뜨기 힘들 정도로 비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기왕 임무를 받은거 최선을 다해보려고 정말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촬영.
사진 찍으러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뒤늦게 SG워너비 멤버인 이석훈님이 무대에 올랐음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인이어 착용 전,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만 사진 촬영이 허락되는데 안타깝게도 그 타이밍을 놓쳐버렸네요.
이 날 이석훈님은 빗속에서 '그대를 사랑하는 10가지 이유', 'She', '바보에게 바보가', 'Good Day', '우리의 얘기를 쓰겠소'라는 노래를 부르고 가셨습니다.
지난 번 '테이의 브레이크 타임 공개방송' 때보다는 더 가까운 거리에서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함께 사진을 찍지는 못해서 아쉬운데요, 그래도 귀 호강은 제대로 했으니 행복합니다.
이석훈님께서 3번째 곡을 부를 때 쯤에, 릴스나 유튜브 쇼츠를 통해서 자주 들었던 노래 '스티커사진'을 부른 가수 '21학번'이 백스테이지에 도착했습니다.
너무너무 반가워서 바로 사진 촬영을 부탁드리려고 했는데, 스마트폰으로 이석훈님 공연 영상을 촬영하시면서 무대 감상을 하시길래 방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노래에 빠져드는 모습마져도 너무 귀엽!!!
영상 촬영 마치시고 무대 준비하러 가시기 전에 사진을 부탁드렸는데 혼쾌히 응해주셔서 셀카를 찍었습니다.
제 나이 30대 후반. 한참 연예인 좋아할 나이.
목소리만 귀여운 줄 알았는데, 외모도 무척 귀엽고 백스테이지에서 스탭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모두 인사해주시고 너무너무 착했던 21학번!!
언제나 이 삼촌이 응원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이 날 21학번은 '코인노래방', '스티커사진', '밤 하늘의 별을', 'Loveholic' 그리고 한 곡을 더 불렀는데.... 뭘 불렀는지 도통 기억이....;;;;
전 출연진 5곡씩 부르는 것으로 진행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비 맞으면서 틈틈히 사진 촬영하러 돌아다니다보니 무대에 온전히 집중하기는 힘들었어서 기억이 나질 않네요. 동영상도 좀 많이 찍어둘걸...
폭우가 쏟아지고 있지만 계속해서 무대를 즐기는 관람객들.
이석훈, 21학번의 뒤를 이어 무대를 빛내 준 가수는 쌈자신 민경훈!!
요즘 세대들은 민경훈을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의 출연자 정도로 알지 모르겠지만, 제 또래가 기억하는 민경훈은 우상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때 그리고 20대 초반일 때 노래방에 갈 때면 노래방에서 버즈의 가시, 겁쟁이,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남자를 몰라, 어쩌면, 활주, Funny Rock를 꼭 부르곤 했는데...
노래방에서 안 부르고 나오면 찝찝하고 섭섭했던 노래를 불렀던 주인공을 만나고 함께 사진까지 찍게 되다니... 그런 날이 오다니... 완전 감동!!!
쌈자형!! 형은 내 고등학생 시절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이 날 민경훈님은 'Funny Rock', '가시', 'Tonight',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을 불러주셨습니다.
마이크를 좀 더 높게 들어줬다면 좋았을텐데... 명장면을 못 봤어....ㅠㅠ
Tonight을 열창하며 뛰는 모습.
형 바닥 미끄러우니까 뛰지마요!!!
나도 이제 도가니가 시려오는데 형은 더 큰 일나!!!!
겁쟁이와 활주도 라이브로 들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니면 앵콜곡으로 나비잠을 들려줬더라면 좋았겠지만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 빗 속에서도 멋진 무대 보여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마지막 무대는 거미님의 무대였는데, 의상 때문에 다른 가수들처럼 걸어서 백스테이지까지 진입하기 힘들어서 차량을 최대한 무대 가까이까지 이동시켜서 오셨고 무대 오르기 전까지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서 함께 사진을 찍을 시간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무척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었어서 그 것 만으로도 만족 만족!!!
이 날 어떤 어떤 노래를 부르고 가셨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데, '러브 레시피', '어른아이', 'You Are My Everything'은 확실히 불러주셨고, 무반주로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를 불렀던 것 정도만 기억이 나네요.
관객들의 호응도 좋았고, 비가 잠깐 덜 내리는 틈을 타서....
무대 아래로 내려오셔서 팬들과 함께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공연을 즐기러 온 사람들에게는 행복 그 자체였지만....
예정에 없던 돌발 상황에 경호팀과 봉사자, 진행팀은 비상!!
큰 사고없이 마지막 무대까지 무사히 끝났습니다.
저는 지인 찬스로 STAFF 명찰을 받아서 편하게 무대를 관람하는 입장이었지만, 이 날 정말 행사 진행을 위해 많은 분들이 고생하셨습니다.
순천시 관계자들, 자원봉사자들, 진행 STAFF...
비가 내려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우산도 없이 비를 온 몸으로 맞으며 출연진을 지키기 위해 애썼던 경호팀...
여러 모로 컨디션 난조가 예상되는 궂은 날씨에도 최선을 다해서 멋진 노래를 선보였던 출연진...
그리고, 그런 가수들이 더욱 더 힘내서 공연을 할 수 있도록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응원했던 관객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 요즘 세상에서 머문 자리를 깨끗히 정리하고 가는 모습까지!!
잔잔한 비가 아닌 폭우가 쏟아졌어서 다들 고생했지만, 큰 사고없이 무사히 공연이 끝나서 다행입니다.
9시 30분경, 공연이 모두 끝나고 STAFF 명찰을 반납하고 저는 다시 여수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버스도 만차고... 택시는 불러도 오지를 않고...
걸어서 종합버스터미널까지 도착했는데 간발의 차로 22시 10분에 여수로 향하는 버스를 놓쳤고...
기차를 타고 여수로 가려고 순천역까지 다시 걸어갔더니 비 때문에 열차들이 40여분 이상 지연...
순천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여수로 향하는 버스가 오기를 한 참 기다리다가 '이대로 버스가 끊긴거면 어쩌지?'라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 둘 버스표를 환불하고 택시를 타기 시작하길래 저도 결국 카카오 택시를 불러서 여수까지 향했습니다.
택시비 3만 6천원....
할증 붙기 전에 마음 굳히고 택시타고 오길 잘 했다고 위안하며 씻고 잠...
지인 찬스로 좋은 공연 잘 보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