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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2022 여수밤바다 불꽃축제 관람

2022년 10월 22일 토요일.
코로나19 때문에 중단되었던 여수밤바다 불꽃축제가 3년만에 재개되는 날.

축제를 보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그냥 손님이 많았던 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성수기가 끝나서 한가할 줄 알았는데 유독 손님이 많았고, 하필이면 이렇게 손님이 많은 날 '검표'라고 부르는 고객 접견 업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길고 길었던 하루.
했던 말 또 하고, 말을 어떻게든 줄여보고자 다양한 안내판 제작을 건의하고, 곳곳에 배치했지만 그러한 노력이 무의미할 정도로 자기 할 말만 하고, 안내문을 읽으면 알 수 있는 내용, 분명 자신들이 읽고서 이해한 내용까지도 되묻는 사람들 때문에 너무나도 피곤하고, 목이 반쯤 쉬어버렸던 하루.

너무 피곤해서 불꽃축제를 포기하고 집으로 갈까 하다가, Osmo 짐벌까지 오랜만에 챙겨왔는데 이대로 돌아가기는 너무 아쉬워서 지인과 함께 불꽃축제를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근데...
일단 돌산을 벗어나야 불꽃축제를 보던지 말던지 할 텐데, 가뜩이나 도로 사정이 거지같은 여수에 관광객들이 몰리고, 불꽃축제를 보려는 여수시민들까지 몰리게 되면서 평소 10~15분이면 건널 돌산대교를 한 시간 가까이 건너지 못하는 상황 발생.

수많은 인파가 몰렸던 것인지 아이폰12 프로 맥스의 KT 5G의 신호가 4G로 바뀌더니 이윽고 신호가 잡히지 않고 인터넷이 먹통이 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이나 부산의 경우 이렇게 통신이 마비될 것을 우려해서 통신사에서 중계기 차량을 배치하고는 하는데, 여수 촌구석에는 그런 서비스를 기대하기가 어렵네요.

7시 10분인가 15분인가...
겨우겨우 회사 셔틀버스가 여수시내에 도착했고, 지인과 만나기로 한 장소에 7시 20여분경에 도착.

도착해서 촬영 준비를 하다보니 이순신광장 인근에서 드론쇼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
여수시는 왜 하는 것마다 그 모양인지...
사진이나 영상을 찍고 싶은 멋진 이미지나 문구를 보여줄 것이지 꼭 그렇게 드론쇼에서까지 시정 홍보를 하고 싶을까요?

밤디불?
스마트관광도시 여수?

스마트는 개뿔.
시외버스 정류장에 있는 버스 도착 시간 매번 틀려서 카카오맵으로 버스 탑승 시간 확인해야 하고, 전라남도에서 가장 재정자립도가 높고 세수가 많다는 도시가 매번 축제 기획하고 실행하는 꼬라지를 보면 대체 어떤 꼰대가 기획한건지 한숨만 푹푹 나오는데 에효....

드론쇼 보면서 멋지다라는 생각보다는 실망감만 가득했습니다.

차라리 여수밤바다 노래를 BGM 삼아서 드론으로 한 편의 뮤직비디오 같은 연출을 보여주던지 하지...

폭죽은 30여분 이상 터뜨려졌습니다.

행사장과는 거리가 먼 곳에서 관람을 했기 때문에 무슨 배경음악을 들려주면서 불꽃을 터뜨렸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시야를 가리는 것도 없었고, 거북선대교와 여수해양공원 야경과 함께 불꽃을 멋지게 영상으로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영상은 Osmo 짐벌에 아이폰12 프로 맥스를 장착, 필믹 프로 어플을 활용해서 촬영했는데 다른 분들이 보기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전 스마트폰으로 찍은 것 치고는 정말 깔끔하게 잘 찍었고, 구도도 좋은 영상인 것 같아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불꽃놀이 자체는 만족.
물론 서울 여의도 불꽃축제와 같은 대형 축제와 비교하기에는 그 수준이 매우 떨어지지만, 여수라는 촌동네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화려한 불꽃들을 많이 선보였고, 1부, 2부 끊어서 진행하지 않고 30여분을 거의 쉴 틈 없이 빵빵 불꽃을 쏘아올려서 보는 맛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 메인 행사 전 흥을 돋구기 위한 사전행사인 드론쇼도 별 볼일 없더니 이후 행사도 볼품없네요.

멀리서 짝퉁 싸이 공연 소리가 들려오는데 부끄러웠습니다.
여의도 불꽃축제는 불꽃놀이가 끝나고 난 뒤에도 계속해서 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연예인들 공연이 진행되는데, 여수는 이미테이션 무대라니...

결코 그 무대를 진행한 사람을 비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전남에서 돈 제일 잘 번다는 도시에서 행사를 기획한다는게 고작 이 모양이라는게 화가 날 뿐 입니다.

매번 행사 무대에 버스킹 공연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올리고, 어디 들어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가수랍시고 올리고, 여수시에서 주최한 무슨 가요제(?)같은 거 수상한 사람을 올리고...

전남 내 다른 시/군/구에서는 최소 1~2팀 정도는 젊은 세대들도 호응할 수 있는 연예인을 섭외하는데, 여수는 매번 버스킹 공연하는 사람들 아니면 작년에 보고, 재작년에도 봤던 여수를 몇 차례나 방문한 트로트 가수 1명 정도를 섭외하면서 행사를 진행합니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이후, 그리고 장범준이 여수밤바다라는 노래를 불러서 대히트를 친 이후부터 여수는 줄곧 쇄퇴하고 있습니다. 그 전에는 여수시에서 진행하는 행사도 참 재밌었는데... 

행사가 끝난 후.
너무 많은 인파로 인하여 집에 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시내의 한적한 술집에서 간단히 식사를 겸한 반주를 걸치고 나왔는데, 버스에는 여전히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이제 곧 버스가 끊길 시간인데...

여서동으로 향하는 막차는 사람들로 가득차서 서시장 정류장을 정차하지 않고 무정하게 떠나버렸고...
호구들 잡을 생각으로 신난 택시기사들은 카카오택시 호출에 응답하지도 않고 서시장 일대에는 코빼기도 비추지 않고...

더 늦으면 꼼짝없이 집까지 한 참을 걸어야 할 것 같아서 아무 버스나 잡아타고 문수동 우체국에서 집까지 걸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