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먹고 사는 일이 바빠서 이제서야 뒤늦게 써보는 2017년 10월 29일 일요일의 이야기.
GS25 나만의 냉장고 어플 이벤트를 통해 지급받은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관람권을 사용하기 위해서 오랜만에 용인에 다녀왔습니다.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2017년 10월 28~29일 경기는 용인 에버랜드 주차장 쪽에 있는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진행되었는데, 어렸을 적 에버랜드 아르바이트를 할 때에도 단 한 차례도 못 봤던 레이싱 경기를 이제야 보게 되네요.
날씨가 좀 쌀쌀해져서 그런지, 아니면 추석 연휴기간 동안 놀 사람은 다 놀았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에버랜드 주차장은 한산했습니다.
작은 안내 책자와 종이 접이 형태로 준비된 모자를 받았습니다.
저 것을 써먹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주니까 받아 봅니다.
입장권이 있어야만 레이싱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단순 경기 관람은 입장권이 없어도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가 있었습니다.
입장권 하나 받아보겠다고 기를 쓰고 나만의 냉장고 이벤트에 해당되는 행사제품 구매했던게 후회스러웠습니다.
관람석까지, 입장권 교환없이 들어오게 되서 입장권을 받으면 뭔가 더 좋은 자리에서 관람이 가능 한 것인 줄 알고 행사 진행요원에게 물어봐서 매표소로 향했습니다.
관람석에 있는 계단을 따라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야 했습니다.
뭔지는 모르겠는데, 경기장 트랙에 사람들로 바글바글합니다.
포토타임이 준비된 것 같습니다.
입장권을 바꾸기 위해서 사람들을 따라서 트랙 아래에 있는 지하벙커 같은 공간을 지나가야 했습니다.
저 멀리 티켓 박스가 보입니다.
이 곳에서 GS25 편의점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로부터 받은 '슈퍼레이스 이벤트 당첨' 메시지를 보여주면 입장권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종이로 된 입장권을 받았습니다.
예전에 에버랜드에서 사용했던 종이 팔찌 형태의 자유이용권의 모습을 한 입장권.
1인 2매 지급 이벤트였어서 2장을 받았는데, 혼자 왔기에 1장은 저에게 쓸모가 없었습니다.
입장권의 가격이 다르던데, 제가 받은 것은 성인 일반 입장권이었습니다.
한 장 반납할 테니 피트에 올라갈 수 있는 피트워크&그리드워크 입장권으로 바꿔주면 좋겠는데 그런거 없었습니다.
관람권으로 대체 뭘 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이 이벤트 존에 입장이 가능하다는 것... 딱 그 것 뿐인 것 같았습니다.
손목에 입장권을 착용하면 이벤트 존에 입장이 가능한데, 이벤트존에는 아마 제가 평생을 벌어도 범퍼 하나 조차 갖기 힘들 것 같은 슈퍼카들이 가장 먼저 맞이해주고 있었습니다.
별로 차 욕심이 없어서 '저 차를 꼭 가지고 싶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멋있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아마 평생가도 가질 수 없을테니 모바일게임 아스팔트8에서 비슷한 차종 가지고 대리만족을 해야겠습니다.
이벤트 존 내부는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습니다.
약간의 먹거리 판매와, 먹거리를 먹을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 기념품점, 3~4가지 정도의 이벤트 참여가 가능한 공간...
그 것 뿐.
볼거리라고는 입구에 있던 슈퍼카 정도였고, 다른 볼거리는 없었습니다.
입장권 소지자를 위한 별도의 관람석이 마련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작은 전광판이 한 켠에 설치되어 있기는 했지만 차를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관람석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만약 제가 돈내고 들어왔다면 상스러운 욕을 했을 겁니다.
점심시간 넘어서 도착한 탓에 오전 경기는 볼 수 없었고, 오후 경기에 앞서서 트랙 예비 주행(?)을 하고 피트로 들어가서 점검을 받는 모습부터 볼 수가 있었습니다.
피트에서 점검을 마친 차량들이 트랙 위 출발선상에 대기하고, 예쁜 레이싱걸들도 트랙 위로 하나 둘 올라옵니다.
그리고 시작된 기자들을 위한 포토타임.
비싼 입장권을 돈 주고 사도 저 시간에는 촬영이 불가능하고, 오직 기자들만 출입이 가능한 것 같았습니다.
간당간당, 가끔씩 에러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아직 사진 촬영이 가능한 Sony a57에 망원렌즈를 장착해서 관람석에서 겨우겨우 이런 사진들을 찍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체 왜 레이싱걸들은 저렇게 운전석 옆에 우산을 쓰고 서 있는 것일까요?
단순 사진 촬영을 위한 연출인 것일까요?
차 안에 있는 레이서들은 저 순간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15분, 10분, 5분... 예쁜 레이싱걸이 경기 시작까지 남은 시간을 알려줍니다.
3분...
1분... 그리고 30초!
30초까지 알려준 뒤 황급히 트랙 바깥쪽으로 피신합니다.
슈퍼카가 진열되어 있어서 슈퍼카 레이스인 줄 알았는데 제가 본 경기는 현대 아반떼 컵으로, 모든 선수가 아반떼 스포츠 차종을 이용하여 실력을 겨루는 경기였습니다.
하..... 왠지 실망.
하지만, 아반떼도 '속도를 낼 수 있게 탁 트인 공간에서' 신호를 받고 초반부터 밟으니 굉장한 굉음을 내면서 치고 나가서 나름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끼이익~ 하는 드리프트 소리는 들을 수가 없었지만, 이 관중석에서도 차량들이 내는 흙먼지 날리는 모습은 선명히 볼 수가 있었습니다.
한 참을 집중해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데...
갑자기 쉴 새 없이 울리는 카톡 알림음.
고객사에서 카톡으로 업무 관련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
분명히 오늘은 쉬는 날인데...
나는 쉬어야 하는데, 회사에서 스마트폰으로라도 업무 좀 보라고 합니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차라리 출근하겠다고 이야기하고 경기 보다가 홀로 사무실로 향했고, 고객사 한 번 보란 듯이 '내가 지금부터 밤 새서라도 일 처리할 테다'라고 말하고 진짜로 월요일 18시까지 쉬지 않고 일 했습니다.
'나 일 하고 있다'라는 것을 일부러 보여주려고 고객사에 시간마다 카톡도 보내면서 말이죠.
회사 근처에 KFC가 새로 생겨서 이런저런 음식도 사왔습니다.
열받으면 막 혼자 걷거나,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데 지금은 걸을 수가 없으니 먹는 것으로 풀기 위해서 저거 말고도 편의점 음식도 두봉지나 사왔습니다.
열받는데, 그 와중에 구매 사은품으로 받은 KFC 텀블러가 너무 예쁘네요.
텀블러 수집이 취미인 친구 녀석에게 나중에 선물해줘야겠습니다.
화가 나네요.
일이라는 것은 회사에서만 하고,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는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고 싶은데 그렇게 못 한 것이 너무도 화가 납니다.
처음 회사 들어갈 때부터 돈은 적게 받아도 상관없지만 내 시간을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가끔 새벽까지 업무를 이야기하지 않나...
대한민국 땅덩어리에서는 주말이 보장되는 삶을 살 수 없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