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금 일본 여행을 준비하면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캐리어를 바라보는데... 왠 꼬질꼬질한 아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건 바로 캐리어에 달아놓은 피카츄 러기지택.
지난 2018년, 롯데리아에서 한정 판매했던 제품으로, 2019년 도쿄 여행을 할 때 20인치 캐리어에 달아두었었고, 그 뒤로 몇 년 동안 여행을 다닐 때마다 함께 했던 제품입니다.
2023년 10월, 다시 떠난 도쿄 여행 때에도 이 녀석은 새로 구입한 캐리어에 장착되어 저와 함께 했죠.
벌써 햇수로 6년.
PVC 재질로 이뤄진 이 피카츄가 세월의 흐름에 따라서 때가 꼬질꼬질하게 묻어서 아무리 박박 닦아내도 지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제는 떠나 보내야 하는 때가 온 것인가...?
계속 쓸까 말까 고민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러기지택을 왜 써야 하지?
나와 똑같은 회사, 똑같은 모델, 똑같은 색상의 캐리어를 가지고 같은 항공편에 탑승한 사람이 있을 경우에, 러기지택이 있다면 헷갈리지 않고 나의 캐리어를 찾을 수 있다는 것.
이런 이유로 러기지택, 다른 이름으로는 네임택이라고도 불리는 이 물건을 캐리어에 부착하는 것인데, 문득 이거 개인정보 문제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러기지택 뒷면에는 이렇게 이름과 연락처, 주소 등을 적는 공간이 나오는데, 이러한 나의 정보를 누군가 악용하거나 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공사에서 나의 위탁수하물을 엉뚱한 곳에 보낸다거나 하는 일만 없다면, 굳이 내 개인정보를 이렇게 노출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이게 내꺼다!!'라는 표시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정든 피카츄 러기지택을 떼어내고, 저만의 개성이 담긴 캐리어 표시를 위한 새로운 아이템을 준비해봤습니다.
바로 이 것.
이게 뭐냐구요?
이건 캐리어 커버입니다.
마플(https://www.marpple.com/)이라는 사이트를 통해서 직접 주문, 제작한 오직 나만을 위한 캐리어 커버.
디즈니/픽사 법무팀에서 알면 서류를 보낼지도 모르는 무시무시한 디자인을 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제가 직접, 저 혼자만 사용할 목적으로 만든거라 큰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마플에서 가장 큰 사이즈인 L 사이즈로 주문 제작을 했고, 배송비 포함 28,900원을 지불했습니다.
원래는 검정색상으로 제작하려 했는데, 이렇게 제작할 경우, 캐릭터의 신발이 표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마플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아서 회색으로 변경하여 주문 제작을 했습니다.
재질은 폴리 100%.
스판처럼 탄성이 있는 모습입니다.
방수 커버로는 활용이 힘들 것 같고, 캐리어 스크래치 보호 역할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면부에 슬픈라면이라는 제 블로그 닉네임도 넣어 뒀고, 시뻘건 버럭라면 캐릭터가 있으니 멀리서 봐도 제 캐리어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8인치 리드볼트 몬딱 캐리어에 씌워봤는데, 생각보다 씌우는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조금 난이도가 있는 편.
마플 상세페이지에 적혀 있는 내용을 참고하자면 커스텀 캐리어 커버 L사이즈가 높이 66~71cm, 넓이 43~48cm라고 하는데, 리드볼트 몬딱 캐리어 28인치가 49×30×72 cm라서 커버가 약간 작게 느껴집니다.
어떻게 씌우긴 씌웠지만... 약간 더 넉넉하게 제작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네요.
처음으로 제작한 것이라 디자인 면에서 조금 아쉬움이 느껴지고, 사이즈도 아쉬움이 남지만 박음질 상태도 좋고 프린팅 퀄리티도 좋아서 상품 자체는 만족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