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어람 육성사업이라고, 전남관광재단에서 주최한 섬·해양 관광 활성화 청년인재 선발을 위한 지원사업이 있습니다.
저는 친한 형님과 함께 팀을 이뤄서 청춘어람 육성사업 3기 참가자로 지원을 했고, 지원한 아이템이 선발되어서 몇 개월 간 아이템에 대한 기획 및 문제점 보완을 하고, 아이템을 제작 해 줄 업체와 만나기 위해서 인천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들른 인천...
점심 식사를 하지 못 한 탓에 형님을 이끌고 전부터 정말 정말 방문하고 싶었지만 방문하지 못 했던 '호월일가'라는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호월일가.
이 곳은 북한 음식 전문점으로 탈북민이 운영하는 식당입니다.
제가 요즘 즐겨 보는 방송 중에 채널A에서 방영 중인 '이제 만나러 갑니다'라는 북한 이야기를 다루는 방송이 있는데, 이 방송에 언젠가 이 곳이 소개된 적이 있어서, 언젠가 저기에서 꼭 북한 음식을 먹어봐야지....했는데 오늘 먹어볼 수가 있겠네요.
메뉴판입니다.
음식 명칭들이 참 낯설죠?
인조 고기밥은 무엇이고, 두부밥은 무엇인지, 농마국수? 농마떡국? 막갈이떡? 밥만두??
북한 관련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저 조차도 밥만두나 밥완자 같은 메뉴는 방송으로 본 적이 없기에 낯설기만 합니다.
일단은 방송을 통해서 접해 본 적이 있는 인조고기밥과 두부밥, 농마국수를 주문했습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는 동안, 방송에서 어떤 음식을 먹었었는지 다시 확인하기 위해서 벽면에 부착된 액자의 정보를 토대로 티빙 App에서 해당 회차를 찾아보고 있는데...
음??
2016년 5월 6일에 방송되었다고??
이건 말이 좀 안 됩니다.
제가 주로 티빙 앱으로 방송을 보는데, 티빙에는 지난 2018년 1월 14일에 방송된 '이제 만나러 갑니다 317화' 방송분부터 영상을 확인할 수가 있거든요.
기억이 잘 못 되었나 싶어서 '이제 만나러 갑니다' 1회부터 전 회차가 등록된 웨이브 앱으로도 확인해봤는데, 액자에 나온 날짜에는 전혀 다른 내용의 방송이 진행되었습니다.
한 참 뒤적거리다가 찾게 된 진짜 방송 회차는 지난 2018년 5월 6일에 방송된 333화.
'이제 만나러 갑니다 333화'는 북한 음식을 주제로 방송이 되었고, 북한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북한 맛집 이야기와 함께 탈북민들이 즐겨 찾는 대한민국 내 북한 음식점을 소개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당시 MC였던 박은혜와 탈북 정착민 최송죽, 이효성, 박현숙이 호월일가에 방문하여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방송 다시보기를 하면서 '농마국수' 이야기를 자주 들었어서 농마국수를 주문했는데, 방송에서는 농마떡국과 인조고기밥을 먹었었네요. 음... 다음번엔 농마떡국을 주문해봐야겠습니다.
반찬이 먼저 준비되었습니다.
위 사진 속 반찬은 인조고기라고 합니다.
응???
나 전에 대한민국 라면박람회에서 인조고기밥을 먹어 본 적이 있는데 그거랑 이거랑 다르게 생겼는데????
인조고기...
아, 이 단어 조차 낯선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식량난으로 인하여 고기 섭취가 힘든 북한에서는 콩의 기름을 짜낸 찌꺼기, 콩 깻묵이라는 것을 얇게 밀어서 건조시킨 음식을 '인조고기'라 이름붙이고 단백질 섭취를 했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고기를 먹지 못 하니 고기 대용으로 만들어 낸 음식. 그게 바로 북한의 인조고기입니다.
맛은 짭쪼름하면서도 약간 매콤하면서 약간 질긴 식감을 보여줬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인조고기 반찬인데 나름대로 매력이 있어서 자꾸 손이 갔습니다.
이건 양배추 김치라고 합니다.
물김치에 약간의 고춧가루를 넣은 듯한 느낌이랄까?
무생채와 미역 줄기 무침?
이건 감자 조림이었습니다. 이거 참 맛있더라구요.
인조고기밥이 먼저 나왔습니다.
저는 지난 2018년에 진행된 대한민국 라면박람회를 통해서 인조고기밥을 먹어 본 적이 있는데요, 그 때 먹어 본 인조고기밥은 적당한 굵기와 크기로 한 입에 집어 넣을 수가 있었는데, 호월일가의 인조고기밥은 굵기가 무척 굵고 커서 한 입에 집어 넣기는 힘들었습니다.
크기가 엄청 나죠?
맛은 마라탕 집에 가면 '푸주'라고 해서 약간 쭈굴쭈굴하게 생긴 두부가 있는데, 그 푸주처럼 쫀득하면서도 약간 질긴 식감을 보여주고, 겉에 발라진 소스가 제법 매콤해서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분들에게는 힘든 음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속에 밥이 채워져 있어서 하나만 집어 먹어도 포만감이 느껴지는 음식이었습니다.
이건 두부밥입니다.
유부초밥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인조고기밥은 소스가 발라져서 제공이 되었는데, 두부밥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소스를 직접 발라서 먹을 수가 있습니다.
혹시라도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과 함께 방문한다면 인조고기밥보다는 두부밥이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유부초밥의 유부보다는 두께가 배 이상으로 두꺼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살짝 튀긴 두부를 반으로 갈라서 안에 밥을 채운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식감을 표현하자면, 또 마라탕집을 이야기해서 좀 그렇긴 하지만 아무튼 마라탕집에 가면 '얼린 두부'라는게 있는데, 그 얼린 두부와 비슷한 식감을 보여줍니다.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을 보여주는데, 이 식감 때문인지 함께 간 형님은 인조고기밥보다는 두부밥이 더 맛있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저 역시 두 음식을 나란히 놓고 먹어보니 두부밥이 조금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양념 맛은 인조고기밥의 양념과 동일했습니다.
이건 농마국수입니다.
농마라는 것은 감자를 이야기하는데, 감자 전분으로 만든 국수를 북한에서는 농마국수라고 부릅니다.
다대기가 듬뿍 들어갔는데, 이 다대기 양념도 두부밥, 인조고기밥의 양념과 동일합니다.
하나의 양념 돌려쓰기?!?!
이거... 엄청 질깁니다.
이제 만나러 갑니다 애청자라면 농마국수 이야기를 자주 접하셨을텐데 방송을 보면 탈북민들도 질기다는 이야기와 함께 이걸 끝까지 꼭꼭 씹어 먹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데, 그 말이 이해가 되더군요.
쫄면?
쫄면의 질김과 비교할 바가 못 됩니다. 이게 더 질깁니다.
군대에서 먹었던 고무줄처럼 질겼던 자장면과 비슷한 느낌.
냉면과 잔치국수 사이의 그 어딘가라 생각되는 육수에 굉장히 질긴 면을 넣은 음식.
개인적으로 질긴 식감을 좋아하지 않아서 손이 안 갔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방송을 통해서 접했던 북한 음식들을 먹어보게 되었습니다.
이 날 먹은 음식 중 제가 추천하고 싶은 것은 두부밥.
식사를 할 때 탈북민으로 보이는 다른 손님들이 먹었던 음식이 참 독특했는데 이름이 밥완자라는 것 같더라구요.
다음에 방문하게 된다면 밥완자라는 것을 한번 먹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