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볼 거 없고, 놀거리도 없었던 청춘발산마을을 뒤로하고, 지인과 함께 광주 송정역 시장에 들렀습니다.
여수 꿈뜨락몰에서 옛날 교복 대여 사업을 하느라 전국의 청년몰들을 한 번씩 들러 본 형님이 여기는 볼 만하다면서 가보자고 하길래...
무엇보다 여기에서 파는 '계란밥'이라는게 맛있다는 말을 자주했었어서 청춘발산마을에 크게 실망해서 바로 여수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계란밥 먹어보려고 송정역 시장에 들렀습니다.
송정역 시장은 분위기가 독특했습니다.
가게마다 옛스럽게 제작한 사진이 붙어 있었고, 간판들도 복고 느낌을 준 곳이 많았습니다.
1970년대의 거리를 제현하려고 한 것 같은... 그런 느낌??
옛 것과 새 것의 조화가 참 잘 어울리는 곳이었습니다.
여수에서도 줄 서서 사먹는다는 식빵집의 1호점이 송정역 시장에 있다고 해서 들러 봤습니다.
여수를 2년 정도 떠나 있었는데, 여수에서도 식빵 하나 사먹겠다고 줄 서는 곳이 있나 보군요. 서울에서는 종종 그런 곳을 보기는 했는데...
인절미크림빵, 카스테라크림빵이라는 것을 할인 한다고 하길래 형과 제가 각각 2개씩 구매해서 1만원에 빵을 사왔습니다.
한끼라면이라는 이름의, 세계 각 국의 라면을 끓여서 주는 가게도 있었는데, 건물 외관에 DP된 라면들을 보니 시중에서 구하기 쉬운 라면들을 조리해주는 것 같아서 PASS.
만약 다음에 또 광주에 들를 일이 생긴다면 그 땐 한 번 들러 볼 생각. 지금은 계란밥의 정체가 더 궁금해서 말이죠.
송정역 시장 입구에서부터 바닥을 쭈욱 살펴보니 1981, 1970 등 년도 표시가 불규칙하게 표기되어 있더군요.
중복되는 것도 있고 해서 대체 뭘까 궁금했는데...
년도 표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이동해서 확인해보니, 해당 건물에 가게가 처음으로 들어선 년도를 표시한 것이었습니다.
가게마다 처음 가게가 생겼던 년도와 중간 중간에 어떤 식으로 가게가 변경되었는지 연혁이 표시되어 있어서, 송정역 시장의 역사를 알 수 있었습니다.
송정역 시장을 구경하다가, 불꼬챙이라는 가게에서 삼뚱이라는 이름의 이상한 메뉴를 팔길래, 호기심에 먹으러 들어가 봤습니다.
삼뚱이라는 음식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무심코 들르게 된 곳인데, 내부가 옛날 초등학교처럼 꾸며져 있어서 놀랐습니다.
성인들이 앉을 수 있도록 특수 제작한 것 같은 나무 책상과 의사, 그 옆에 놓인 깨알 같은 옛날 사각 책가방!
안타깝게도 예승이가 가지고 싶어 했던 세일러문 책가방은 없었습니다.
태극기와 새마을 운동기, 깨알같은 급훈과 시간표!!
낙서가 가능한 진짜 칠판과 칠판 지우개!!
그리고 풍금...!
근처 교복대여점에서 옛날 교복 빌려 입고서 한 컷!
'야! 옥땅으로 따라와!'
오늘 수업의 핵심 내용!
'맛있게 먹자!'
사진찍으며 재밌게 놀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옛날 교과서도 있다면서 30분 뒤에 시험 볼 거니까 공부하라고 하시네요.
열공해야 하는데....
에라 모르겠다. 시험이라는 것은 원래 평소 실력으로 보는 거니까... ㅋ
삼뚱이라는 음식은 숙주나물과 김치 등을 삼겹살로 감싸서 구운 음식이었는데, 생각보다 고기의 양이 적어서 고기 맛은 느끼기 힘들었지만, 아삭아삭 야채들 씹는 식감도 좋았고, 제법 맛있었습니다.
가격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아서 2~3인 간식으로 좋을 듯!
불꼬챙이에서 '삼뚱이' 수업을 마치고, 오락실로 향했습니다.
역시 방과 후에는 오락실을 들러 줘야 하루를 알차게 보냈다고 말할 수 있죠.
오락실 입장 전, 용모를 단정히!
'병맛같지만 쓸만해!!'
DEMO 시연 중인데 마치 오락하는 척 하기!!
오랜만에 두더지 패기!!
재밌는 명언이 많았던 송정역 시장의 역전 오락실!
요즘 점점 오락실 찾아보기가 힘든데, 추억에 빠져 들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얏호!
정말 재밌었어!!
오락실을 나온 뒤에는 역소사소라는 가게에 들렀습니다.
가게 이름을 얼핏 보고선 '역사 관련 자료'를 파는 곳인줄 알았는데, 실상은 사투리를 이용해서 만든 문구류를 판매하는 가게였습니다.
엽서, 연필, 카드 봉투 등 다양한 물품들에 사투리가 적혀 있었는데, 무슨 뜻일지 맞춰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다가오는 설 연휴에 부모님께 용돈 넣어 드릴 때 쓰려고 봉투 하나 구매해서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