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의 도쿄 여행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어디 돌아다닐 수가 없습니다.
일본의 공항은 보통 출국 3시간 전에는 도착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서, 오전 중에 잠깐 쇼핑을 하고 바로 공항으로 향할 생각입니다.
전날 자정까지 돈키호테에서 쇼핑을 했는데도, 집에 가기 전까지 뭐가 아쉬운지 또 쇼핑하러 돈키호테에 들렀습니다.
3박 4일 머무르는 동안, 매일 편의점 들르듯 드나들었던 돈키호테.
이 근방의 모든 지점은 다 방문했습니다.
돈키호테 신주쿠 동남 지점, 돈키호테 신주쿠 가부키초점, 돈키호테 신주쿠점...
메가 돈키호테를 갔더라면 한 방에 쇼핑을 다 끝마칠 수 있었겠지만, 작은 돈키호테만 들렀더니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기가 쉽지 않아서 자주 들락날락했습니다.
마지막 날, 마지막으로 들른 돈키호테는 신주쿠 동남 지점.
이 곳은 첫 날 비가 올 때 우산을 사러 들렀던 곳인데 어쩌다보니 도쿄 여행의 처음과 끝을 함께 하게 되었네요.
돋보기가 달린 손톱깎이가 신주쿠점에는 1개 밖에 없어서 아쉬웠는데 여기에는 수량이 넉넉하네요.
친구 녀석 장바구니에도 담고, 제 장바구니에도 하나 담았습니다.
그리고 일반 손톱깎이도 하나...
우마이봉도 구매했습니다.
여기에서는 여러 종류의 맛이 섞인 제품만 판매하는 것 같더라구요.
회사 동료들하고 먹으려고 3봉 구입했습니다.
아넷사 선크림?
이거 유명하다고 해서 사려고 했는데 빈 종이 쪼가리 같은 것만 걸려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건 못 사고...
아쉬운 대로 다른 선크림을 몇 개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야외에서 일을 하다보니 계절 상관없이 선크림이 필수라서...
돈키호테 필수 쇼핑 품목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후리카케라는 것도 구입했습니다.
후리카케란 밥 위에 뿌려 먹는 양념, 조미료 같은 건데 이 중 노리타마 후리카케가 유명하다고 해서 구입해왔습니다.
파스류가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에 추가 구매하고, 여행 중 사용했던 휴족시간이 꽤 만족스러웠어서 그 것도 사고...
이치란라멘 제품이 많던데 봉지라면 스타일로 제작된 것 몇 개랑 ¥1,997짜리 하나 구입했습니다.
마지막 쇼핑리스트 영수증... 길다.... 근데 뭔가 빠뜨린 것 같기도 하고.... 아... 뭐 더 살걸 그랬나....?
면세로 구입했기 때문에 면세 포장을 위해 대기했습니다.
번호가 적힌 카드를 들고서 면세품을 받는 장소에 대기하고 있으면 구매 물품들을 예쁘게 밀봉한 것을 받을 수 있습니다.
끝까지 양손은 무겁게...
이렇게 보니 별거 없는 것 같지만...
4일 내내 틈틈히 쇼핑을 한 탓에...
28인치 캐리어가 가득 찼습니다.
혹시라도 위탁 수화물로 보내서는 안 되는 물건이 담겨져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캐리어와 백팩 정리를 하고...
아직까지 속이 좋지 않은 친구는 내버려두고 혼자 아침 먹으러 나왔습니다.
호텔에도 조식이 가능한 식당이 작게 마련되어 있었지만, 그건 패스하고 나카우라는 식당에 들렀습니다.
호텔에서 도보로 3분도 안 걸리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덮밥, 우동, 카레 등을 판매하는 우리나라로 치면 한솥도시락 같은 가성비 식당인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카레 먹기가 이번 목표 중 하나였는데, 마지막 날 이루게 되네요.
이 곳의 주문은 키오스크로 진행되는데, 안타깝게도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어, 영어, 중국어만 지원하고 있는데, 우리에겐 파파고와 구글 번역기가 있으니 당황할 필요는 없습니다.
식사를 하고 갈 것인지, 포장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저는 먹고 갈 것 입니다.
돈까스 카레를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690.
세트 메뉴도 준비되어 있던데 끌리지는 않아서 그냥 돈까스 카레만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끝내면 영수증과 함께 주문한 메뉴에 대한 티켓이 나오는데, 이걸 챙겨서 원하는 자리에 앉은 뒤, 직원에게 해당 티켓을 건네면 마치 우리나라의 국밥처럼 2분도 안 되어서 해당 메뉴가 나옵니다.
라맨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음식이 나와서 상당히 당황했습니다.
돈까스가 바삭바삭 맛있게 튀겨졌습니다.
전체적으로 맛이 무척 뛰어나거나 하지는 않았고 무난한 느낌.
맛집!이라기 보다는 아침 이른 시간부터 튀김류나 규동, 카레 등을 맛 보고 싶을 때 부담없이 들를 수 있는 좋은 식당이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9시경엔가 체크 아웃을 했습니다.
3박 4일 동안 정말 잘 쉬다 갑니다.
피로회복제 하나 먹고...
올 때와는 다르게 굉장히 무거워진 백팩과 캐리어를 이끌고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나리타 공항까지의 이동은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이용했습니다.
한 동안 쓸 일이 없을 엔화 동전들을 처리하기 위해 가챠 기계 앞에 섰습니다.
페양구(ペヤング) 컵라면 미니어쳐 가챠를 했는데 다행히도 간절히 원했던 페양구 야끼소바 컵라면 미니어쳐가 나왔습니다.
출국장에 들어서기 전, 과자 하나와 어젯밤 돈키호테에서 구입한 잭다니엘×코카콜라 협업 음료를 마셨습니다.
알콜 도수 7도.
양주 맛 살짝 섞인 코카콜라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이건 진짜 술이었습니다.
와... 맛있는데, 생각보다 독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취기가 확 오르더군요.
쇼핑은 돈키호테에서 다 끝냈다....라고 생각했는데 회사 동료들과 이야기 하던 중에 '로이스 초콜릿' 이야기를 했던게 생각나서 FaSoLa Souvenir Akihabara라는 공항 내 면세점에서 로이스 초콜릿을 구매했습니다.
이거 먹어본 적이 없는데, 먹어 본 친구들의 이야기로는 굉장히 쫀득쫀득하니 맛있다더라구요.
면세점에서 구입하면 가격도 시중 판매가보다 무척 저렴하다길래 이건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백팩이 가득 찬 상황이라서 이걸 구매했을 때 따로 종이백에 넣어 가야 할 것 같은데 기내 반입이 될지 안 될지 모르겠어서 좀 망설여지더라구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은 기내 수화물로 백팩 또는 20인치 이하 캐리어 1개와 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한 면세품을 담은 종이백을 가지고 탑승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서 확인했는데, 제주항공은 저가항공이다 보니 이게 가능할지 불가능할지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많이는 못 사고 어찌저찌 백팩에 우겨넣는다면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은 양만 구입을 했습니다.
킷캣도 더 사고 싶었고....
도쿄 바나나도 더 사고 싶었는데...ㅠㅠ
항공기 출발 전에 확인한 사실인데 제주항공도 기내 반입 수화물을 최대 2개까지 가능했습니다.
백팩 1개 + 종이백 1개 가능!
나리타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다시 돌아온 시간은 오후 4시 35분.
미리 예약해 둔 공항버스 승차권 출력을 위해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티머니GO 앱에서 미리 예약을 해뒀지만, 공항버스에 탑승하려면 버스승차권 발매기에서 예매 정보를 입력하여 승차권을 출력해야만 합니다.
인천공항 T1에서 여수까지 가는 공항버스 요금은 65,100원.
하루에 3편의 공항 버스가 운행되는데, 가장 마지막 버스는 18시 10분에 출발합니다.
운행 시간은 약 5시간 50분.
여수로 향하는 공항버스 승차홈은 12B-4.
5시 5분경 승차권을 출력하고... 그러고도 약 1시간 20분 이상의 시간이 남은 상태.
인천공항 내부 구경을 하자니 짐도 많고, 몇 날 며칠을 걷고 또 걸었던 탓에 지쳐서, 멍하니 버스가 올 때까지 승차홈에서 기다렸습니다.
비슷한 시간에 동광양으로 향하는 공항버스도 12B-4에 도착했던 탓에 지정된 승차홈이 아닌 바로 옆 12B-3에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캐리어를 싣고... 공간이 좀 남으면 백팩도 짐칸에 넣을까 했는데, 그럴 공간이 나오지 않아서...
버스 맨 뒷 좌석에 백팩을 이렇게 놓고 앉았습니다.
공항버스를 조금 늦게 예약한 탓에 18번과 21번 좌석을 예매하게 되었는데, 친구 녀석을 18번에 앉히고, 저는 맨 뒷 좌석인 21번 좌석에 앉았습니다.
프리미엄 버스에 탑승했지만... 백팩이 커서 의자를 뒤로 젖히지도 못하고 이렇게 한 참을 있어야 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한지 약 1시간 30분이 지났을 때, 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불편한 자세로 한 참을 버스에 앉아있었더니 다리가 무척 아팠습니다.
화장실에 다녀오고, 스트레칭을 하고 다시 버스에 오르는데...
코를 찌르는 썩은 냄새, 두리안과 썩은 오징어가 섞인 듯한 냄새가 버스 안에 가득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편하자고 신발을 벗은 건데요, 한 두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와...
도저히 냄새를 견딜 수가 없어서 급히 마스크를 착용했습니다.
세상에서 그렇게 지독한 냄새는 처음 맡아본 것 같습니다.
저야 가까운 일본에서 왔으니 비행 시간이 짧았지만, 이 중에는 분명 5시간, 아니 10시간 이상 비행기에 탑승하다 온 사람도 있겠죠?
그런 사람이 신발을 벗었는데 꼬랑내가 안 날 수 있겠습니까?
와... 아무리 자신이 긴 비행에 지쳤다고 하더라도 이건 아니죠.
버스가 여수까지 직행으로 운행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10시 29분. 버스는 순천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대다수의 승객이 순천사람들이었던지, 순식간에 버스가 텅 비었습니다.
덕분에 백팩을 옆으로 옮길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내리고 나니 꼬랑내도 약간은 줄었습니다.
예상보다 조금 이른 11시 4~50분 경. 집 도착.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 했던 탓에 친구 녀석이 운영하는 배달 삼겹살 전문점에 음식을 주문해서 막걸리에 김치찌개, 고기를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놀 줄 모르고, 여행코드가 전혀 맞지 않은 친구와 여행을 한 탓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그래도 나름 재밌었던 3박 4일이었습니다.
언젠가 시간도, 돈도 여유가 된다면 조금 더 길게 일본에 체류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