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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이야기

여수시민이 오전 7시 5분 인천공항 출발 비행기를 타는 방법

by 슬픈라면 2023.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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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술 먹다가 엔화가 떨어졌다고 하는데 일본여행이나 계획해야겠다고 말을 했더니 같이 가자고 이야기 하던 친구.
말 나온 김에 빠르게 준비하자며 각 자 시간 맞추기 편할 것 같은 10월에 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무작정 항공권부터 구매.

3개월 전부터 계속해서 친구에게 '어디를 가고 싶은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찾아보라고 이야기했지만, 친구녀석은 도통 말이 없고, 여행지에 대해 찾아보라 했더니 식당 정보만 찾아오고...

답답해서 여행 코스는 내가 짤 테니, 내가 짠 코스를 보고 식당과 메뉴를 정리해보라고 했는데, 그 마저도 안하며 3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 출국일이 다가왔습니다.

분명 여행갈 생각에 신난 것 같기는 한데, 여행지에 대한 정보 찾기도 안하고, 음식 정보는 그렇게 찾아봤다면서 등록도 안 하고... 지 말로는 MBTI가 INFJ라고 하는데, 제가 INFJ인데 J형 인간이 이렇게까지 계획성이 떨어질 수는 없거든요?

아무튼 3개월이 넘는 준비 시간을 거쳐서 도쿄 여행을 하게 되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제가 사는 전라남도 여수에서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김해공항 또는 인천공항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데, 4년 전 첫 일본여행을 떠났을 때, 김해공항을 이용했다가 돌아오는 날에 기상 악화로 제 때 출국을 하지 못 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 여행에서는 인천공항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인천공항 출발 제주항공 7C1100편.
이 비행기는 예약 당시 오전 6시 5분 출발 예정이었으나, 항공사 사정으로 오전 7시 5분 출발로 변경되었는데, 6시 출발이건 7시 출발이건 여수에서 인천공항으로 출발하는 공항버스를 탑승하여 당일 이동하기는 힘들 것 같아서, 출국 하루 전날 미리 서울에 들러서 일 좀 보고, 공항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몇 번이고 짐을 확인하고, 여권과 국제운전면허증을 잘 챙겼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여행 관련해서 아무리 달달 볶아도 여행 코스나 액티비티 관련해서 이야기하지 않던 친구 녀석이 유일하게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원' 주 배경지인 '신주쿠 교엔'에 가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길래 어떤 곳인지 알아보려고 '언어의 정원'도 보면서 시간을 때우다가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서울로 이동했습니다.  

각 종 짐과 백팩을 넣어 묵직한 28인치 캐리어를 질질 끌고서 곧바로 공항 또는 공항 인근의 숙박업소로 향하지 않고 서울로 향한 이유는 서울에서 라면과 관련된 행사가 2개나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

삼양식품이 삼양라운드스퀘어라는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고 있었고, 농심에서는 남산 N서울타워에서 너구리의 라면가게라는 이름으로 팝업스토어 및 라면을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서 온 김에 들렀으면 해서 친구에게 의사를 물어보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우선 성수동으로 이동.

삼양라운드스퀘어 팝업스토어로 향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비가 내려서 28인치 대형 캐리어를 질질 끌고서 비오는 성수동 거리를 걸어야 했습니다.

라면정복자피키님의 인스타그램을 보니, 삼양라운드스퀘어 팝업스토어의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성수동 내 2곳의 장소를 방문하여 QR코드를 촬영해야 한다고 하던데, 각 장소와의 거리가 도보로 15분 이상 걸리다보니 저야 제 욕심과 덕질을 위해서 힘들지 않았지만, 괜히 저 때문에 함께 캐리어를 질질 끌며 성수동을 걷는 친구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삼양식품의 새 이름, 삼양라운드스퀘어 팝업스토어 방문 후기

2023년 10월 6일(금)부터 2023년 10월 14일, 서울 성수동에서 삼양라면으로 유명한 삼양식품의 팝업스토어...

blog.naver.com

어찌저찌 2개의 QR코드 촬영을 끝마치고, 삼양라운드스퀘어 팝업스토어 구경까지 끝마치고...
숨 돌릴 틈도 없이 이동한 곳은 남산.

원래 계획은 지하철을 타고서 회현역으로 이동, 역사 내 물품보관함에 캐리어를 보관하고 도보 또는 버스를 이용하여 남산타워로 향하는 것이었는데, 그 날 따라 빈 물품보관함이 없었고, 인근의 백화점 보관함을 이용하려 했더니 거기도 꽉 찬 상태...

친구에게 너무 미안해서 그냥 공항에 갈지 물어봤는데 온 김에 들렀다가 가자고해서 각 자 택시를 불러서 캐리어를 지닌 상태로 남산타워에 이동.

다행히도 성수동에서 남산으로 향하는 중에 비는 그쳤지만...
오르막길을 캐리어 끌고 올라가는 미친 놈은 저와 제 친구 밖에 없었습니다.
그 많고 많은 외국인 관광객 중에도 캐리어 끄는 사람은 없었....

그도 그럴게 누가 산에 캐리어를 끌고 오겠습니까?
혹여 코스에 남산을 넣었더라도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맨 몸으로 오지...

'별 미친 사람 다 보겠네'
사람들의 시선을 온 몸으로 느끼며 남산공원을 오르는 우리 둘.

드디어 목적지인 남산타워, 너구리의 라면가게에 도착했습니다.
덕질을 위한 엄청난 노력....!!

너구리의 라면가게에서는 짜파구리+ 핫도그 + 웰치스로 구성된 남산 짜파구리 세트와 신라면 + 핫도그 + 웰치스로 구성된 남산 신라면 세트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제 덕질 욕심 때문에 고생한 친구에게 라면을 대접하며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습니다.

늦은 점심 식사를 해결 후, 다시금 친구에게 물어봤습니다.

지금 바로 공항철도를 이용해서 인천공항으로 갈까?
아니면 인천에 내가 전에 가본 북한음식 전문점이 있는데, 거기가서 저녁식사를 하고 공항으로 갈까?

오전 7시 5분 비행기다보니 인근 숙박시설을 이용하기에도 애매할 것 같고, 며칠전부터 차라리 공항 노숙 후 빠르게 체크인을 하고 비행기 안에서 휴식을 취하자라고 이야기를 마쳤던 터라, 바로 공항을 갈지 아니면 외부에서 식사를 하고 갈지를 물어본 것인데, 친구가 북한음식점에 가보자고 해서 저는 28인치 캐리어를, 친구는 24인치 캐리어를 질질 끌고서 남산에서 인천으로 이동했습니다.

친구와 함께 들른 곳은 전에도 들른 적 있는 인천의 북한음식 전문점, 호월일가.

이제 만나러 갑니다 방송을 다시 보니 농마국수가 아니라 농마떡국을 먹는 장면이 나왔어서 두부밥과 인조고기밥, 농마떡국과 평양냉면을 주문했습니다. 

친구에게 의사를 물어보기는 했으나, 여기까지 오자고 한 것도 결국 제 의견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미안해서 저녁도 제가 계산을 했습니다.

친구가 매운 음식을 못 먹는 맵린이라서 두부밥이나 인조고기밥이 맵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잘 먹었고 친구 녀석도 인조고기밥보다는 두부밥이 더 맛있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평양냉면은 친구가 먹었는데, 식초없이 먹는 것을 보고 이 자식 냉면 먹을 줄 모르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만나러 갑니다를 통해서 평양냉면 먹는 모습을 몇 번 봤는데, 평양에서는 면을 집어서 그 위로 식초를 뿌려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농마떡국은 방송에서 봤던 것보다 국물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방송에서는 떡국이라기 보다는 떡비빔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국물이 없었는데... 국물 자체의 간은 심심한 편인데 양념을 풀면 매콤한 맛이 느껴졌고, 농마로 만든 수제비 형태의 떡은 쫄깃함을 넘어서 무척 질겼습니다.

농마국수나 농마떡국은 해당 음식에 추억이 있는 이북 사람들에게는 맛있는 음식일 것 같지만, 해당 추억이 없는 저같은 사람들에게는 호불호가 크게 갈릴 음식인 것 같습니다.

농마국수나 떡국은 다시 먹을 생각이 없고, 다음에는 밥완자라는 것을 한번 먹어봐야겠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공항까지 어떻게 이동하는지 카카오맵을 이용해서 검색해보니, 호구포역에서 수인분당선을 타고 원인재역으로 이동, 원인재역에서 인천지하철 1호선을 타고 동춘역까지 이동해서 동춘역에서 330번 또는 303번 좌석버스를 타면 된다고 나오더군요.

예상 이동 시간은 1시간 14분 이상.

어차피 다음 날 5~6시까지는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겠구나 싶어서 지하철을 타고 동춘역까지 이동했습니다.

도착한 버스를 타려고 하니 손을 가로젓는 기사님.

'뭐야? 택시도 아니고 버스가 승차거부를 하는거야??'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기사님이 기내용 캐리어(20인치)는 탑승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탑승 불가라고 이야기하시네요.

다시 이 짐을 끌고 공항철도를 이용하기 위해 지하철을 탈까 고민하다가, 이 무거운 짐을 끌고 성수동을 돌아다니고, 남산을 오르내리고, 인천까지 온 탓에 너무 지쳐서 카카오벤티를 불러서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카카오벤티는 카카오T 앱으로 호출을 요청하고, 승인 및 기사님 배정이 되기까지 약 30분의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일반 택시를 호출하자니 캐리어가 문제되고... 요금도 인당 3만원 이상 나올 것 같아서 생애 처음으로 카카오벤티를 호출해봤는데 벤티는 카니발이나 스타렉스, 스타리아같은 큰 차종이 온다고 하더라구요. 카카오T앱에서 택시(대형)으로 호출해도 그런 대형 차량들이 온다고 하던데 요금은 후덜덜했지만, 확실히 짐이 많은 상태에서 큰 차량을 타고 이동하니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21시 09분경. 인천공항T1에 도착했습니다.
카카오벤티 이용요금은 56,100원이 나왔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정신없이 달려간 곳은 인천공항T1 내 한진택배 접수처.

삼양라운드스퀘어 팝업스토어에서 이벤트 선물로 '믹스맵치'라는 이름의 라면을 받았는데, 이걸 집으로 보내기 위해서 접수처가 문 닫기 전에 서둘러서 이동했습니다.

돼지고기, 소고기가 포함된 식품류 반입이 제한되어 있다보니 혹시라도 일본에 도착해서 문제가 될까 싶어서 택배를 보내기로 한거죠.

택배박스도 판매하고 있어서 가장 작은 크기의 택배 박스를 구매하고, 믹스맵치 라면 2개(친구가 한개 줌)와 농심 팝업스토어에서 구매한 굿즈를 담아서 발송을 했더니 택배 박스 + 권역외 요금으로 14,000원이 청구되었습니다.

요금은 후덜덜하지만, 혹여 문제가 되서 붙잡혀 있는 것 보다는 안전하게 택배보내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위탁 수하물 수속 문제로 탑승동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 머물러야 할 것 같은데... 이제 뭐하지...?

한산해진 인천공항...

에라 모르겠다. 잠이나 자야겠습니다.
의자에 쓰인 '교통약자배려석'이라는 문구에 혹여 불편함 가질 분들을 위해 미리 이야기하자면 이 시간대에 인천공항 내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빈 자리도 넘쳐났습니다.

자리가 불편해서 쉽게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실제로 잠든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되려나...

오전 4시 셀프 체크인을 하려고 일어났는데, 모바일 탑승권을 발급한 사람들은 셀프 체크인도 자동 완료되서 이 기기를 이용할 필요가 없더군요. 좀 더 잘까 했지만, 제주항공 카운터 오픈을 준비하는 모습이 보여서 줄을 섰습니다.

캐리어에 담아뒀던 배낭을 꺼내고, 다시 한 번 여권 및 보조 배터리 등 위탁수하물로 붙여서는 안 되는 물건을 캐리어에 넣지는 않았는지 확인을 하고 셀프 백드롭 진행...

쉑쉑버거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해결한 뒤, 출국장으로 향했습니다.

출국장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는데, 새벽에 인천공항 스마트패스라는 앱을 이용하면 출국장을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다고 해서 앱 등록을 했고, 그 덕분에 무척 빠른 속도로 게이트를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보안검색 과정에서 조금 재밌는 일이 있었는데, 함께 여행하는 친구가 보안검색 및 출국심사를 끝마치고 면세지역으로 나오면서 씩씩 거리는 겁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보안검색 직원이 자신에게 영어로 말을 걸어왔다고... 자기가 한국말로 대답을 하니 화들짝 놀라서 기분 나빴다는 겁니다.

이 친구... 외모가 한국사람이라기 보다는 일본인과 비슷하게 생겼거든요. 그래서 직원이 당연히 외국인이겠거니 하고 영어로 안내를 했나본데 ㅋㅋㅋㅋ

면세구역으로 진입한 시간이 오전 5시 3~40여분경.
너무 이른 시간이라 면세점 대부분이 닫혀 있어서 구경할 것도 없었습니다.

제주항공 7C1100편의 탑승구는 119번.
119번 탑승게이트는 탑승동에 위치하고, 탑승동 이동을 위해서는 셔틀트레인을 탑승해야 합니다.

셔틀트레인 탑승장.
4~5량 정도 되는 경전철이 제1터미널과 탑승동을 오가며 탑승객을 실어나릅니다.

비행기를 보니 이제야 진짜 일본으로 떠난다는게 실감이 납니다.
기내에서 인스타그램에서 본 모습으로 인증샷도 찍어보고, 미리 아이패드에 저장해 온 넷플릭스 컨텐츠들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봅니다.

지난 2019년 삼성 갤럭시 팬큐레이터 활동의 일환으로 생애 첫 해외여행(일본)을 떠나본 뒤, 4년만에 다시 떠나게 된 일본여행.

전에는 대한항공을 이용해서 기내식도 먹고, 맥주도 마셨는데, 이번엔 저가항공인 제주항공을 이용한 탓에 기내식이 기본 제공되지 않고(사전 구매하거나 기내 에어카페에서 판매되는 상품을 구매해야 함) 음료도 물 밖에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분명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는 무척 피곤했는데, 오랜만에 하늘을 난다는 설렘 때문인지 피곤하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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