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6일부터 같은 해 10월 13일까지 전주 한옥마을 인근에 현대자동차가 열어 둔 독특한 팝업 스토어 '현대극장'.
'현대극장'에 다녀온 후기를 문 닫은지 한 참 지난 2020년에서야 올리게 되네요.
사진만 찍어두고 귀찮다는 이유로 글을 안 써서 생긴 문제.
글 등록하지 말까 하다가 현대극장에서 찍었던 재밌는 사진들 그리고 전주 추억의 박물관 '전주난장'에서의 추억을 기록하고 싶어서 늦게나마 글을 써봅니다.
현대자동차가 만든 뉴트로 스페이스 '현대극장'
현대극장은 전주난장이라는 이름의 추억의 박물관 옆에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빈 건물에 잠시 들어섰던 현대자동차의 팝업스토어입니다.
3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사용했는데, 1층은 추억의 전시장, 2층은 추억의 상영관, 3층은 추억의 방탈출이라는 컨셉으로 층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추억의 전시장이라는 주제로 꾸며진 건물 1층에서는 1988년 88 서울 올림픽 당시 판매되었던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Y1과 후속 차종인 쏘나타 Y2, 그리고 2019년 최신형 쏘나타 차량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켠에는 1988 감성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레트로 의상들이 진형되어 있었는데요, 이 의상과 소품은 무료로 체험이 가능했습니다.
요새 하도 레트로가 유행이다 보니 복고풍 의상 대여점도 쉽게 찾아볼 수 있어서 의상 체험은 패스하려고 했는데, 올림픽 선수들이 금의환향할 때 입는 재킷이 준비되어 있어서 입어봤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오픈카를 준비하거나 트럭을 준비해서 이 의상을 입고 거리행열하는 모습을 연출사진으로 찍을 수 있었을 텐데, 문 닫힌 쏘나타를 배경으로 사진찍어야 한다는게 쬐끔 아쉬웠습니다.
현장에서는 사진 촬영 이벤트도 진행되었었는데요, 직원분께서 DSLR을 이용해서 사진을 촬영, 태블릿PC로 사진을 전송해서 옛날 잡지 스타일로 꾸며진 프레임을 씌워서 사진을 다운받을 수 있게 해줬습니다.
호돌이보다 더 빵빵한 제 뱃살이 눈에 띄는 사진이네요.
로-라장도 보였는데 아쉽게도 실내는 들어갈 수 없는, 외관장식만 꾸며진 포토존이었습니다.
현대 이발관 겉에만 이발관스럽게 꾸며놓았을 뿐, 문을 열고 들어서면 2층으로 향하는 계단만 있었습니다.
2층은 추억의 상영관!
1980년대 패스트푸드점 느낌으로 꾸며진 매점과 영화 상영관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가격을 보여주는 각 종 메뉴!!
사발면 하나랑 팥빙수 하나, 콜라 한 잔 주세요~라고 주문했는데, 안타깝게도 저 메뉴판은 장식이라고 하네요. 실제로 판매되는 것은 하나도 없음.
대신 테이블마다 가로세로 낱말퀴즈가 있는데, 이걸 풀고, SNS에 현대극장 체험 사진을 등록하면 추억의 과자와 음료수를 선물로 줬습니다.
추억의 상영관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옛 CF와 추억의 만화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상영관 내부는 촬영하지 말아달라는 문구가 있어서 내부 사진은 지웠습니다.
3층에서는 방탈출을 할 수 있다는데, 인터넷을 통해서 사전 예약을 해야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오전 11시쯤 방문했는데 이미 금일 예약 마감 안내문이 붙었더라구요. 현대극장 문 닫기 전에 방탈출 체험하러 다시 가고 싶었는데... 끝내 저 방탈출의 모습은 구경할 수 없었습니다.
1층 출입구 옆에는 택시승강장이 있었습니다.
이 택시승강장에서는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배우 송강호님이 입었던 것과 같은 노란 티셔츠와 지금은 대한민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택시운전사 모자를 무료로 대여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진열된 택시의 차종은 현대 포니2!
비가 아침부터 조금씩 내리는 안 좋은 상황이었지만, 이 때 아니면 이런 옷을 어디서 입어보겠냐는 생각에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스마트폰에 방수/방진 기능이 적용된게 정말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차량 내부 진입이 불가능해서 밖에서 구경했는데, 미터기가 요즘과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 속 하얀 박스가 미터기인데, 저건 어떤 방식으로 작동했을까요?
현대자동차 포니2를 배경으로 온갖 똥폼을 잡으며 사진 실컷 찍고, 현대극장에서 도보로 2분 정도 거리에 있는 전주난장이라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전주 최대 규모의 추억박물관 '전주난장'
현대극장 관람을 마치고 전주난장으로 향한 이유는 기왕 레트로 분위기를 즐기기로 한 거 조금 더 즐겨보자는 생각도 있었지만, 현대극장 2층에서 전주난장 할인권을 줬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할인권을 주니 안 갈 이유가 없었죠.
이 당시 전주난장은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성인 정상가가 8500원인데 오픈 입장료 할인 이벤트를 진행해서 성인 1인 6,000원이라는 가격을 책정했으니까요.
저는 현대극장에서 할인권을 받아서 6,000원보다 더 할인된 금액으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매표소 바로 옆에 버스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조형물과 버스 안내양이 있길래 찍어봤습니다.
전주난장은 폐교를 활용해서 만들어 진 것 같았습니다.
요즘도 초등학생들은 저 하얀색 실내화를 신나요?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다녔던 학교에서는 저 실내화를 신고, 청소시간이면 왁스를 덜어내서 나무 바닥을 걸레로 닦았는데...
이렇게 말이죠.
음악시간인지, 수학시간인지 알 수 없는 교실.
전주난장 내부는 조금 복잡했습니다.
일정한 주제를 가지고 구역 별로 볼거리를 제공했더라면 좋았을텐데, 교실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상점이 나오고, 책방이 나오는가 하면 아까 본 구성의 전시관이 걷다보면 몇 개의 구성품만 달리해서 또 보여지기도 하더군요.
진열된 추억의 물품이 굉장히 다양한 것은 좋은데, 정리되지 않아 혼잡한 모습도 보였고, 무엇보다 아까 봤던 물건이 다른 곳에서 또 보여지는 점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실외->실내->실외->실내로 이어지는 볼거리.
바닥에 이동 경로가 표시되어 있어서 길 잃을 일은 없었습니다.
전주난장 2층 전시관으로 향하는 도중에 찍은 사진.
이 글을 전주난장 관계자가 볼지는 모르겠지만, 그 들이 보건 안 보건간에 쓴 소리 하나 남기고 싶습니다.
전주난장은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하면 건물 1층으로 이동, 학교 복도와 교실 등을 구경하고 실외로 나와서 2층으로 이동하게 되고, 2층에서 다시 1층으로 내려가도록 전시관을 구성해놨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장소가 바로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진입로인데요, 제가 방문했던 날은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곳곳이 습기차고, 바닥도 미끄러운 상태였습니다.
위 사진에서 왼쪽에 있는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시면 '조심하세요, 내리막길 위험'이라고 적혀 있는데요, 양 옆에 손잡이를 설치했다고는 하나 미끄럼 방지를 위한 처리를 아무 것도 하지 않아서 손잡이를 잡고 내려가는데도 엉덩방아를 찍고 미끄럼틀 타 듯 미끄러져서 1층으로 내려갔습니다.
추억이라는 향수에 젖어들기 위해서 전주난장을 찾는 나이드신 어르신들도 계실텐데, 이렇게 경사가 심한 길을 미끄럼 방지 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어쩌자는 겁니까?
조심하라는 문구 하나 적어두면 자신들의 할일은 끝난 건가요?
제가 미끄러진 이 후 몇 사람이 더 미끄러지더군요.
혹시라도 날씨가 안 좋은 날에 전주난장 들르려는 분이 계시다면 사진 속의 장소를 내려갈 때 주의하십시오. 되도록이면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엔 방문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만화방과 노래방.
만화책을 꺼내 읽어 볼 수도 있고, 노래방도 실제로 작동하기 때문에 무료로 노래를 부를 수도 있었습니다. 다만, 마이크 상태가 좋지 않고 방음이 전혀 안되서 노래를 부르는 순간 주변에 있던 다른 관람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게 단점이죠.
이발소에서 컨셉 사진~!
비디오 대여점(?)도 있었는데 몇 몇 작품이 눈에 띄었습니다.
문을 잠글 수 있었다면 문 잠그고 보고 나왔을지도 모르겠네요.^^;
오락실도 있었는데, 모든 오락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어린이들과 어른이들로 가득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자녀가 오락하겠다고 떼 쓰면 등짝 스매싱을 할 엄마, 아빠가 함께 오락을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추억의 생활관. GOP에 있을 때 생활관이 이렇게 생겼었는데...
농구게임과 활쏘기 등을 체험할 수 있었던 곳.
농구게임 역시 무료였는데, 점수 표시판이 고장나서 정확한 점수 확인은 어려웠습니다.
화장실 세면대가 독특하길래 사진 찍어봤습니다.
화개장터라는 이름으로 꾸며진 곳입니다.
화개장터라는 곳 자체는 신기하지 않았는데, 진짜 살아있는 닭을 풀어놔서 좀 놀랐습니다.
전주난장 옥상에는 전망대가 마련되었습니다.
한옥마을 일대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날씨만 좋았더라면...
전주난장 출구 쪽에도 포니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현대극장 콜라보레이션 행사 때문에 현대에서 대여해 준 것인지, 아니면 전주난장에서 보유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제법 관리가 잘 된 포니를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출구로 향하는 길...
얼음물과 무우, 엿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6,000원 정도의 입장료에 정말 길고 긴 전시관을 둘러본 것 만으로도 본전치기는 했다고 생각했는데, 엿과 물 등을 무료로 나눠주다니... '입장료 이거 받고 남는게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다양한 물건과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서 생각보다 체류 시간이 길었던 전주난장.
일부 구역은 '아까 비슷한 것을 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게 했지만, 제주도 '선녀와 나무꾼 테마파크'와 비교할 수 있을 만큼 전시공간이 넓고 볼거리가 다양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전시관을 조금 더 깔끔하게 정리하고, 건물 내 미끄러운 곳 보수를 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