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 살다가 서울로 오니 확실히 볼거리는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얼마전 서울역 일대에 새로 조성된 국내 최초의 공중 정원, 서울로7017에 다녀 온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서울로7017은 1970년대 완공된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자 중심의 걷는 길로 만든 것인데요, 안전등급 D등급을 받은 고가도로를 철거하지 않고 안전문제를 보강하여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길로 만든 것 입니다.
서울로7017 개방을 기념하여 구)서울역 앞에 5만여 켤레 이상의 버려진 신발들을 이용해 만든 미술작품 '슈즈트리'가 설치되었는데요, 여러분은 이게 어떻게 보이시나요?
예술에 문외한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슈즈트리를 보면서 '우와~ 멋지다'라는 생각보다는 '쓰레기 매립지'가 떠올랐습니다.
굉장히 정신 사나웠고, 고무 냄새가 주변에 진동을 해서 오래 있기 싫더라구요.
지나가면서 이 작품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들도 10에 7~8명은 '이게 뭐야?' '저건 쓰레기지 쓰레기' '어머 흉해'라는 반응...
2017년 5월 28일까지 설치되고 이후에는 철거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 작품이 전해주고자 하는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어떤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이 많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몇 몇개만 보면 참 예뻐보이는데...
서울로7017을 걸어 보겠습니다.
지도를 보니 중간 중간 화장실도 있고, 놀이터랑 쉼터, 가게 등이 준비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서울로7017에 올라왔습니다.
공중 정원이라고 했는데, 순천만국가정원에서 보던 정원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입니다.
물론 순천만국가정원은 땅에 있고, 이 것은 고가도로였던 것을 바꾼 것이지만...
뭔가... 정원이라 하기에는 어색한 느낌입니다.
안전을 위해서 1.4m 높이의 투명 펜스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차와 기차로 가득한 서울역 도심을 위에서 내려다 보기에는 좋았습니다.
정원이라고 해서 흙과 잔디를 밟으며 걸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시멘트 바닥에 양 옆으로 작은 화단들이 여러개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걷는 것이 심심하지 않도록 투명 바닥을 설치했는데...
이런거 요즘은 흔해서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여수에도 몇 개나 있는데...
연꽃도 있고, 잎이 마른 나무들도 있고, 꽃도 있고, 작은 분재도 있고...
식물들이 곳곳에 심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열기를 식혀 주는 그늘막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나무가 심어져 있으니 그 주변에 그늘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나무들의 크기가 작고, 화단의 크기가 크지 않다보니 나무가 자란다 한 들 시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그늘막을 형성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더위를 식혀주기 위해서 미세한 수분을 뿌려주는 기계를 설치해뒀는데, 아주 가까이 다가가야만 시원함을 느낄 수 있고,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시끄러워서 머리 아팠습니다.
트램펄린도 설치되어 있었는데, 그 크기가 무척 작아서 없는 것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 수용 인원이 2인인 시설물을 왜 만든 것일까요?
좀 크게 만들어서 애들이라도 재미있는 추억 만들 수 있도록 하지...
공중자연쉼터라는 이름의 족욕 공간과 작은 분수대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공중자연쉼터는 열기로 뒤덮인 서울로7017에서 거의 유일하다 싶은 열기를 식힐 수 있는 휴식 공간이었는데, 이 역시 그 크기가 너무 작아서 아쉬웠습니다.
몇 몇 가게가 서울로7017에 있었으나 가게가 무척 협소했고, 가게와 가게 사이의 거리가 멀어서 미리 마실 거리를 구비하지 않고 오른다면 낭패를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위 사진과 같은 건물이 몇 개 있었는데, 서울로 전시관을 비롯한 일부 시설이 아직 개장되지 않고 내부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정원이나 공원을 산책하면, 도심 속 아스팔트 위에서는 마실 수 없는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고, 왠지 마음이 편해지죠.
하지만, 국내 최초의 공중 정원 서울로7017에서는 마음의 편안함도 느낄 수 없었고, 상쾌함도 없었습니다.
덥다...는 생각과 화단들로 인해서 길이 혼잡해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
이 길이 보행길로 바뀜으로써 주변 상권이 살아나고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
과연 주변 상권이 살아날지 의문입니다.
개장한지 얼마 안되서 방문객이 무척 많았지만, 카메라를 들고 찾는 이가 많은 것을 봐선 저처럼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거나,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이 호기심에 방문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서울시에서는 이 곳을 자랑스러운 업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아직 초기 상황이지만 저는 전시행정 중 하나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호기심에 한번은 들러봤으나, 누가 '거기 어때?'라고 물어보면 '가지마'라고 답해주고 싶은 곳...
차량길로 되살리기 힘들었다면 차라리 없애는게 경관에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