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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국내여행 이야기

이 곳은 시골집인가? 카페인가? 여수카페, 여수에서

by 슬픈라면 2019.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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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과 해양공원 일대에서 식사를 하고, 커피 한 잔하러 고소동 천사벽화마을에 들렀다가 정말 정말 독특한 카페를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여기!

할머니집 소개하냐구요?

아니오, 여기는 카페입니다.

보기에는 '할머니~'하고 부르면 할머니가 '오구 내 새끼~'하면서 달려오실 것처럼 생겼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더더욱 할머니집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지만...

여기는 카페입니다.

한 쪽 벽면은 무너져 내린 것 같고, 전원일기나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와 같은 시골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나 봤던 자개장이 있지만...

여기는 분명 카페입니다.

문을 열면 수세식 변기가 있을 것만 같은 화장실 출입문이 있지만... 카페죠.

대다수의 카페들이 유럽풍 고급스러운 느낌의, 혹은 동화 속 공주님들이 지냈을 것 같은 예쁜 실내 장식을 선보이는 것에 반해, 이 카페는 지은지 오래되어 보이는 가정집에 조명만 살짝 얹은 굉장히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군데 군데 이렇게 멋진 포토존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카페에 왔다는 느낌을 주기 보다는 시골집에 온 것 같은 포근하고 친숙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세련된 실내 장식을 한 다른 카페들에 비해서 굉장히 촌스럽다고 볼 수 있는데, 묘하게 끌립니다.

평범한 것 같은데 카메라 셔터를 놓을 수 없게하는 곳.

포토존에 앉아서 똥폼 좀 잡아봤습니다.

여기 분위기...

완전 제 마음에 드네요.

할아버지는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고, 할머니는 어려서 저희 부모님께서 모시고 살았기 때문에 저는 '시골집'에 대한 추억이 전혀 없습니다.

친구들이 명절을 쇠러 시골집에 간다고 하면 무척 부러워 했고, 영화나 드라마에서 시골집에 가서 아이들이 곤충채집도 하고 밤이면 옥수수나 감자를 삶아 먹는 모습이 나오면 '우리집은 왜 시골집이 없을까?' 투정을 부리기도 했는데...

이 카페에 들어서니 '내게도 시골집이라는게 있었다면 아마 이런 모습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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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시골집 타령을 했지만, 여기는 다시 한 번 이야기 하지만, 카페입니다.

커피도 팔구요, 차도 팔고, 칵테일과 맥주 그리고 디저트류도 판매합니다.

전 쓴 것을 싫어해서 커피를 안 마시는데, 분위기에 취해서 커피를 주문해봤습니다.

앞에 있는 얼음 동동 띄워진 두 잔의 커피는 아메리카노, 뒤에 흰 거품이 얹어진 세 잔의 커피는 카페봉봉이라는 이름의 커피입니다.

이 곳은 커피 쟁반도 남다르군요.

어렸을 적, 저희 집에서도 사용했었던 '오봉'이라고 불렀던 은색 쟁반에 주문한 음료들을 담아줬습니다.

카페봉봉.

이름이 달콤하게 느껴져서 주문했는데, 믹스커피 위에 생크림과 시럽을 섞은 듯 매우 달콤한 뭔가를 얹어 놓아서 전혀 쓰지 않고 초딩 입맛인 제게 딱 좋았던 커피였습니다.

고소동 벽화마을 오르막길을 오르느라 지친 몸에 당을 급속 충전시키는 듯한 기분?

더위사냥 커피맛보다 더 달콤한 커피를 맛 볼 수 있어서, 시골집 같은 포근한 느낌을 받아서 좋았던 카페...

지인들의 추천으로 큰 기대없이 방문했다가 '행복'을 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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